"인건비 운용 등 출연연 자율성 커졌지만…PBS 개선안 없어 아쉬워"

박건희 기자 2024. 6. 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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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공공기관 해제에 따른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출연연 요구가 대부분 반영됐지만, 그간 무분별한 과제 수주 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던 '연구과제 중심 운영제도(이하 PBS·Project-based System)'에 대한 개선안은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고 밝혔다.

27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 원장은 "ETRI는 다른 출연연에 비해 정부출연금 비중이 작아 외부 수탁과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출연연의 R&D 효율화를 높이기 위해선 PBS 제도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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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출연연 활성화 방안, 출연연 요구안 대부분 반영…PBS 개선안 논의되길"
연내 AI 안전연구소 개소…"아시아-태평양 지역 거점으로 키울 것"
27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방승찬 ETRI 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ETRI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공공기관 해제에 따른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출연연 요구가 대부분 반영됐지만, 그간 무분별한 과제 수주 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던 '연구과제 중심 운영제도(이하 PBS·Project-based System)'에 대한 개선안은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고 밝혔다.

27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 원장은 "ETRI는 다른 출연연에 비해 정부출연금 비중이 작아 외부 수탁과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출연연의 R&D 효율화를 높이기 위해선 PBS 제도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의 제도 개선 방안을 담은 '과학기술계 출연연구기관의 R&D(연구·개발) 생태계 역동성 및 지식 유동성 활성화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는 출연연의 인건비 및 기관출연금 운용에 대한 재량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출연연은 기관 자체적으로 벌어들인 기술료를 인건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최근 3년간 1012억원에 이르는 기술료 수입을 거둬들인데다 출연연 중 최다(95개) 연구소기업을 보유한 ETRI로서는 해당 재원을 운용해 고급 ICT 인력을 확보할 길이 열린 셈이다.

방 원장은 "인건비 운용 및 정원 자율화 등 출연연의 요구안이 대부분 반영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과도한 과제 수주 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PBS 제도에 대한 개선안이 담기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PBS는 출연연이 정부로부터 받는 출연금 외에 경쟁을 통해 정부수탁과제를 수주하는 제도를 말한다. 실질적 연구 성과를 낼 과제를 선별해 지원하고자 하는 의도로 도입됐지만, 인건비 확보를 위한 과도한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출연연의 R&D 효율화를 높이기 위해선 PBS 제도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며 "(연구자들은) 매년 먹고 살기 위해 어딘가에서 작은 과제든 큰 과제든 수주해오고 이 과제들의 성공률이 높은 편이지만, 과연 이것이 진정한 '성공'인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R&D 시스템을 혁신하려면 PBS 개선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디지털 혁신으로 만드는 행복한 내일: 인공지능과의 동행'을 주제로 열린 '에트리 컨퍼런스 2024'에서 발표하는 방승찬 ETRI 원장 /사진=ETRI


한편 방 원장은 26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디지털 혁신으로 만드는 행복한 내일: 인공지능과의 동행'을 주제로 열린 '에트리 컨퍼런스 2024'에서 "AI 안전연구소를 연내 설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AI 안전연구소는 지난 5월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AI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글로벌 협력 과제로 언급된 바 있다. AI 안전연구소를 영국, 캐나다 등 각국에 설립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방 원장은 "최근 생성형 AI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 AI 오용 등 AI가 가져올 실존적·잠재적 위험성도 함께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AI 안전성을 검증하고 연구하는 전담 기관인 AI 안전연구소를 연내 설립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AI 안전 거점으로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TRI AI 안전연구소는 AI 안전 검증, AI 안전 기술 연구, AI 안전 정책 및 글로벌 협력 등 3개 연구실로 구성돼 올 하반기 내 개소할 예정이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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