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장 "의료공백 대비, 국익 위해 한의사 역할 확대해야"

구무서 기자 2024. 6. 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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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 출입기자단 간담회
한의과 공보의 역할 확대, 진단기기 수가 주장
예방접종 사용 가능 직역 확대 방안도 제시해
"유독 우리나라만 의사 독점 권한…문제 생겨"
의협 집단휴진에는 "의료인 본분은 환자 진료"
[서울=뉴시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한의사협회 제공) 2024.06.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 일부 집단행동으로 의료공백 우려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한의사 역할을 확대해 의료공백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었다.

윤 회장은 "의대 증원 이후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파업이 시작됐고 병원들이 계속 이어서 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런 파업은 의료 대란이기 때문에 의료공백을 막아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한의사들이 할 수 있는 진료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먼저 윤 회장은 의료취약지 공중보건의사 공급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한의과 공보의 활용 확대를 제안했다.

의과 공보의는 2015년 2239명에서 2023년 1434명으로 감소한 반면 한의과 공보의는 같은 기간 1026명에서 1057명으로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다.

2023년 5월 기준 전국 1217개 보건지소 중 의과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지역은 340개소인데 최근에는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공보의 파견이 이뤄지고 있어 지역 의료 공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규모가 작은 지역을 담당하는 보건진료소에서는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직무교육을 받은 후 90개 의약품에 대한 처방 권한을 갖는다. 윤 회장은 보건의료위기가 심각 단계가 아닐 경우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에 준하는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심각 단계에서는 4주 직무교육을 통해 의료취약지에서 한의과 공보의를 활용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한의계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진단기기 활용 행위 급여화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지난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고 2023년에는 체외진단키트 사용이 한의사에게 면허된 의료 행위에 속한다는 결정도 나왔다.

그러나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한의사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안 되고 있다.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엑스레이)도 보건복지부령에 따른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에 한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사용을 할 수 없는 상태다.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에는 의사와 치과의사, 방사선사, 치과위생사 등이 포함돼있다.

이에 따라 의원을 방문해 엑스레이 촬영을 한 후 한의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면 통상 6만2000원이 소요되는데, 한의원에서 엑스레이 촬영이 가능해지면 이 비용이 3만5000원 수준으로 경감될 수 있다고 한의사들은 보고 있다.

윤 회장은 "법적으로 허용된 진단기기 사용에 대해 복지부가 의사 눈치를 보면서 수가 작업을 하지 않았다"며 "일차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의사 진단기기 사용을 급여화해야 진료 공백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의사를 포함한 간호사, 약사 등 예방접종 시술이 가능한 직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방접종을 의사만 할 수 있는데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을 포함한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등 다른 직종이 예방접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 한의사와 유사직군인 중의사들이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

윤 회장은 "2021년에 의사들이 수가가 낮다며 예방접종을 거부했던 사태가 있었다. 유독 우리나라만 의사에게 독점적인 권한을 줘 문제가 생긴다"며 "그런 의미에서 예방접종의 경우 한의사, 간호사, 약사에게 확대하는 게 국민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윤 회장은 "지금까지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보면 너무 의과 개혁만 한다는 느낌"이라며 "열심히 참여하면서 (한의계)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의료계 투쟁 방식에 대해선 "우리는 의료인 본분이 환자를 돌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항상 환자를 돌보며 원하는 것을 주장하고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방향을 잡고 노력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의협과의 관계에 대해선 "변호사와 법무사, 이용사와 미용사, 세무사와 회계사처럼 전문직들이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 갈등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직역을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은 없다"며 "(의협) 한방대책특위는 국민에게 혐오감만 주는 단체여서 해체를 하라는 청원을 냈고 5만명 이상 동의해 법안 발의 요건까지 갖췄다.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해야 하는데 죽이기만 해서야 무슨 도움이 되나"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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