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핫피플] 설영우 울산 떠나니 새 스타 강민우 등장... “많이 못 보여줘 아쉽다”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데뷔전이었다. 몇 장면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첫 경기인 것 치고 수비적인 면에 있어서 안정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2006년생 특급 수비수 강민우에게 내린 평가다.
다소 버퍼링이 있었지만, 아직 고등학생 신분과 프로 데뷔전임을 감안했을 때 좋았다. 울산 후방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울산이 26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9라운드에서 보야니치의 데뷔골에 힘입어 대구FC에 1-0 승리를 거두고 선두를 질주했다.
최근 빠듯한 일정 속에 부상자 속출로 정상 전력을 꾸릴 수 없었지만, 젊은 피들을 앞세워 기어코 승점 3점을 따낸 울산이다.
이날 세르비아 명문 FK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하는 울산의 로컬보이 설영우의 환송식이 열렸다. 평일 경기임에도 1만 273명의 관중이 들어차 설스타의 밝은 미래를 응원했다.
설영우가 떠나는 날 울산에 또 한 명의 스타가 등장했다. 바로 강민우다. 울산 산하 유소년 팀인 현대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3으로, 구단 최초 준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연령대에서 정평 나있는 통곡의 벽이다. 기량은 물론 준수한 외모, 울산 로컬이라는 점까지 설영우의 바통을 충분히 이어받을 거라는 전망이다.
강민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의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 때부터 황석호와 발을 맞추며 빼어난 모습을 보였다. 안타깝게 국내로 돌아와 부상을 당했고, 그동안 치료와 재활에 매진했다.
울산은 K리그 내 다른 팀보다 빠르게 일정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과부하에 따른 줄부상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권과 황석호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강민우에게 마침내 기회가 왔다.
강민우는 대구전에서 주장인 김기희와 호흡을 맞췄다. 고등학생 같지 않은 대범함과 안정감을 선보였다. 대인마크 능력, 제공권, 적극적인 압박, 무엇보다 빨랐다. 몇 차례 볼 컨트롤 실수, 호흡에서 문제를 보였어도 즉시 전력감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경기 후 마주한 강민우는 “긴장될 줄 알았는데, 훈련 할 때도 그렇고 형들이 경기 때도 자신감을 심어줬다. 어느 정도 설렘을 안고 경기장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긴장은 안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미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는 “처음 프로에 합류(가고시마 전지훈련)해서 형들과 같이 했는데, 생각보다 자신 있게 하면서 내 장점이 나왔다. 그래서 감독님이 좋아하셨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전지훈련이 끝나자마자 피로가 쌓여 무릎을 다쳤다. 4개월 만에 돌아왔는데,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다”며 고마워했다.
이어 “조금 더 자신 있게 플레이했으면 좋았을 텐데, 막상 들어가서 안 된 부분은 조금 아쉽다. 이제 프로니까 템포에도 적응하면서 더욱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데뷔전을 떠올렸다.
최근 K리그에 고교생 열풍이 불고 있다. 강원FC 양민혁과 FC서울 강주혁이 데뷔전을 치렀다. 강민우와 같은 나이다.
그는 “친구들이 뛰는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가 됐다. 17세 대표팀에 뽑혔을 때 가깝게 지냈다. 잘하는 모습을 보니까 뿌듯했고, 나도 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 같이 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호화군단인 울산에서 경기에 나서는 자체가 쉽지 않다. 게다가 수장은 대한민국 레전드인 홍명보 감독인데다 김영권, 황석호, 김기희, 임종은까지 굵직한 형들이 포진돼있다.
강민우는 “형들에게 진짜 배울 게 많다. 이번 경기(대구전)를 통해서도 많이 느꼈다. 감독님도 코칭을 많이 해주신다. 축구는 물론 외적인 생활면에서도 말씀을 해주신다”고 털어놓았다.
경기장에서 드러났듯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센터백 조건에 부합하는 선수가 바로 강민우다.
본인의 강점을 묻자, 그는 “빠른 스피드와 앞으로 나아가서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라고 당당히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에 있는 형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여기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형을 포함해 유럽에서 유명한 선수들의 영상을 많이 참고했다. 훈련부터 조금씩 하다 보니 습관이 됐다. 센터백은 패스 능력도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이번 경기에서 많이 못 보여줘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강민우가 당분간 울산의 후방을 책임질 것이 분명하다. 목표를 묻자, “지금 부상자가 많다. 팀적으로 안 좋은 상황인데, 개인적으로 기회일 수 있다. 적은 시간 투입 되더라도 팀이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일단 들어가서 잘 뛰는 게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울산 HD,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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