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대통령실 "내년 주요R&D 예산 24.8조…3대 게임체인저 분야에 3.4조 편성"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25년도 연구개발(R&D) 재원 배분 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27일 국가과학기술 심의회를 통과한 내년도 주요R&D 예산이 약 24조8000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과기혁신본부 편성 시점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전체 R&D 예산은 3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올해 주요 R&D예산 21조9000억원 대비 13.2% 늘어나는 것"이라며 "내년 정부 총 예산 증가율이 4% 선으로 예측되는 것을 감안하면 재정 여력이 정말 없는데도 최선을 다해 큰 폭으로 증액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R&D 예산은 주요 R&D와 일반 R&D로 나뉜다. 기획재정부가 편성하는 일반 R&D 예산 등이 추가되면 2025년도 정부 R&D 예산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수석은 "내년도 정부 R&D 예산 총 규모는 이전까지 최대였던 2023년도 29조3000억원을 넘어 30조원에 육박할 것이 확실시된다"면서 "예산편성 작업이 마무리되는 8월 말에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R&D 예산증액보다 예산구성 변화를 강조했다. 박 수석은 "주요 R&D 예산은 지난해보다는 조금 큰 수준이지만, 내용상으로는 환골탈태에 가깝게 달라져 '복원'이나 '회복'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면서 "중점연구분야로는 먼저 올 봄 발표된 3대 게임체인저 분야인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과학기술 분야 투자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또한 우주항공청 개청과 함께 내년도에는 우주 분야 예산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하고, 미래 원전산업을 선도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혁신형SMR, 4세대 원전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에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려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초·최고'에 도전하는 혁신·도전형 R&D 사업에 1조원을 편성했으며, 기초연구는 궁극적 게임체인저의 맹아로 질적 전환을 추진해 2년 연속 증액했다"며 "추후 일반 R&D에 새로 들어갈 사업으로는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이공계 대학원생 학생인건비를 지원하는 한국형 스타이펜드(STIPEND·연구생활장학금) 예산을 편성하고, 대학단위의 묶음형 연구비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정부는 그간 진행해 온 R&D 다운 R&D로의 지원방식 개편을 통해 정부 R&D 예산이 적시에 신속하게 지원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개혁 작업들이 완결됐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기술패권경쟁이 나날이 심화되고, 과학기술이 산업경쟁력을 넘어 국가안보와 직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 R&D 예산의 대폭 증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R&D 예산 증액에 따른 내실 있는 사업집행 준비와 R&D다운 R&D 개혁작업을 계속해서 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요 R&D 중 가장 큰 폭으로 예산이 늘어난 분야는 첨단 바이오 분야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아무래도 연구 분야 별로 보면 바이오 분야가 저변이 가장 넓다. 그래서 첨단바이오 분야가 예산 규모는 3대 게임처 중에서는 가장 크다"며 "그 다음이 AI 반도체, 차세대 원자력, 양자 순서"라고 전했다. 3대 게임체인저 분야는 첨단 분야만으로 국한해 약 3조4000억 원이 편성됐다.

이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 증액은 올해 예산 구조조정의 성과 토대 위에서 이뤄졌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나눠먹기식 뿌려주기식 R&D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했다. 대략 전체적으로 봤을 때 10% 정도 되는 규모의 구조조정이 올해 이뤄졌다. 거기에 추가로 내년도에 주요 R&D 기준으로 13.2% 증액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R&D 예산의 '환골탈태'와 관련해서는 "올해 상반기 3대 게임체인저 분야로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를 발표했고, 거기에 맞춰 대폭 증액이 이뤄졌다"며 "일종의 우리 정부 시그니처 사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혁신도전형 R&D 같은 경우도 올해 초까지는 별도로 관리되지 않았는데, 올해 혁신도전형 사업 유형군을 만들고, 관련된 사업을 집행하고, 관리하는 주체들의 협의체를 만드는 등 별도 관리 체계를 구축해 거의 2배로 혁신도전형 R&D도 증액했다"며 "글로벌 R&D, 즉 국제 협력 R&D도 올해 1조8000억원 편성됐는데, 내년도에 계속해서 2조1000억원가량 편성되면서 글로벌 R&D라고 하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주요 R&D 예산 증액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과학기술에 대한 진정성과 예산 대폭 증액의 진심을 국민들께 잘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라"는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비자발적 실직자가 올해 5개월 연속 늘어났다는 통계에 대해 "올해 R&D 예산이 전년 대비 삭감된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연구 현장에서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러한 상황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며 "비자발적 실직은, 사실은 어떤 연구비 관련된 문제도 있지만 본인의 어떤 경력 경로상 불가피하게 이공계 전문 진로에서는 조금 불안정한 신분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 내년도에 R&D 예산이 다시 대폭 증액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은 상당 부분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