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용 SK바사 사장 "추가 인수대상 적극 물색"
SK바이오사이언스가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일계 백신 및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한 배경과 성장계획 등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재용 사장을 비롯해 최재영 경영지원본부장, 안재훈 전략기획실장 등이 참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바이오로지카와 모회사 클로케홀딩스의 지분 각각 60.6%, 60%를 한화 339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일 법인이 두 회사의 구주와 신주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IDT바이오로지카는 독일과 미국에 주로 백신과 세포유전자(CGT) 치료제를 위탁생산하는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옛 얀센), 다케다제약 등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를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한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등으로부터 c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인증을 받은 시설에 자사의 백신제품 생산을 맡기는 등 다양한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발표한 5개 사업전략인 'SKBS 3.0'을 성공시키는 데 IDT바이오로지카가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이라며 "IDT바이오로지카를 거점으로 그동안 강조했던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전략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번 인수에는 지난해 매출액 약 2억7500만유로(4100억원)를 기록한 IDT바이오로지카를 종속회사로 품으면서 매출신장 등 재무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은 3695억원으로 합병 이후 연 매출액은 연결기준 7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안 사장은 "IDT바이오로지카는 매출액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 10위권 CDMO 회사로 적절한 시점에 매력적인 가격으로 인수하게 됐다"며 "이번 인수로 두 회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했다.
안 사장은 추가적인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는 "지금은 좋은 회사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꽤 괜찮은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IDK바이오로지카 인수를 계기로 추가적인 M&A 인수대상을 적극적으로 물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전일종가대비 10.0% 오른 5만4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장중 한때 16.1%까지 상승했다. 아래는 안재용 사장, 안재훈 전략기획실장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SK그룹이 중복되는 사업을 줄이고 있는데, IDT바이오로지카의 사업영역은 그룹사인 SK팜테코와 겹치는 건 아닌가?
"SK그룹이 사업영역별로 리밸런싱이라는 이름으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딜은 전체 최적화의 큰 흐름에 일치된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리밸런싱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과 동시에 좋은 기회는 놓치지 않는 것이다. 이번 인수가 이러한 의미에서 리밸런싱과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해서 CDMO 사업도 하지만 자체 백신 등의 제품을 위한 생산 설비로도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그렇기에 CDMO 사업으로 전환하는 게 아니라, 이를 추가로 확보한다고 볼 수 있다."
-IDT바이오로지카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생산하던데 향후 백신 외에 미용시장 쪽으로 CDMO 사업을 확대할 계획있나?
"IDT바이오로지카의 강점 중 하나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설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툴리눔 톡신을 생산하는 IDK바이오로지카'라는 기사를 봤는데 아직은 백신생산 비중이 커 이렇게 표현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보툴리눔 톡신, mRNA(메신저리보핵산) 등으로 위탁생산 제품군을 확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설비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다양성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백신에만 국한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 최초의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를 이곳에서 생산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툴리눔 톡신 CDMO 사업 매출 비중은?
"고객과 기밀사안으로 매출을 공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미 확보한 고객외에도 다양한 기업들로부터 관련 사업문의가 계속 들어오는 게 사실이다. 이 시장이 유망하다는 전망에 동의하고 하나의 성장 잠재력이자 촉매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성과가 있게 되면 업데이트하겠다."
-백신 제조기업이 CDMO 사업을 영위하면서 발생하는 이해관계 충돌 문제, 그로 인해 IDT바이오로직스가 받을 부정적 영향은 없나?
"일견 그렇게 보일 수 있으며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충돌이 아닌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시너지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이를 찾아내는 기업들이 성공한다. 누구나 충돌로 받아들이면 그곳에는 기회가 없다는 게 제 생각이다."
-미국에서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으로 IDT바이오로지카가 받을 영향은?
"생물보안법이 바이오업계의 핫 이슈다. IDT바이오로지카의 메인 공장은 미국이 아닌 독일에 있다. 중국계 CDMO사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생물보안법으로 여러 타격을 받는 게 팩트다. 그래서 우시가 항체를 넘어 다양한 방면으로 CDMO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우시가 제재를 받으면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주 심도있게 지켜보고 있다."
-IDT바이오로지카의 재무구조는?
"IDT바이오로지카는 5월 말 기준으로 순차입금이 1억1000만유로(1600억원) 정도 보유하고 있다. 딜 클로징 시점인 10월까지 경영성과에 따라 이는 더 늘거나 줄 수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100% 정도 된다. 저희가 이번에 인수하는 금액 중 약 7500만유로(1100억원)는 신주발행으로 이뤄져 회사로 들어간다.
중장기 계획을 짜면서 회사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다. 지금 재무구조나 캐시플로우(현금흐름)는 문제없이 충분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추가적인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는지?
"지난해 4월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앞으로 5년 동안 2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그로부터 1년 2개월이 지났고 그동안 많은 경영 환경 변화가 있다 보니까 전체적인 투자 계획은 축소 작업 중에 있다.
추가적인 M&A에는 굉장히 관심이 많다. 지금은 좋은 회사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꽤 괜찮은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IDK바이오로지카 인수를 하나의 앵커로 해서 추가적인 M&A 인수대상을 적극적으로 물색할 계획이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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