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시장 ‘0.0도’…주류업계가 ‘논알코올’ 시동 건 이유
주류면허법 개정으로 판매처 확대…24년 시장 규모 2000억원 전망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국내 주류업계 최초로 올림픽 공식 맥주로 선정된 오비맥주 카스가 비알코올 맥주인 '카스 0.0'을 파리올림픽의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낮에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비알코올 맥주를 통해 올림픽 특수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주류업계는 다양한 시간대와 상황에서 마실 수 있는 논알코올(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는 분위기다. 특히 식당이나 유흥가에도 논알코올 맥주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대폭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논알코올 맥주 시장, 7년 만에 6배 커져
오비맥주는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파리 올림픽 파트너십 기념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오비맥주는 비알코올 맥주인 카스 0.0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한국과 파리의 '7시간' 시차를 고려해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고 소비할 수 있는 비알코올 맥주에 힘을 주겠다는 것으로, 이를 통해 최근 성장세인 논알코올 맥주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논알코올 맥주는 알코올이 전혀 없는 무알코올 맥주와 1% 미만이 함유된 비알코올 맥주를 모두 포함한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열풍을 타고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논알코올 맥주 시장은 2014년 81억원에서 2021년 200억원 규모로 크게 확대됐다. 올해 600억원을 넘어 내년에는 2000억원대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흥 시장을 중심으로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 개정된 주류면허법 시행령이 공포되면서, 주류 도매업체가 음식점에 논알코올 음료를 공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는 주류 도매업체가 알코올 도수 1% 이상의 주류만 유통할 수 있어, 일부 식당에서는 자체적으로 논알코올 맥주를 구입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도 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식당가나 유흥주점 등에 논알코올 맥주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1·2위 하이트-카스의 '제로 경쟁' 본격화
국내 맥주업계에서 1,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하이트-카스의 논알코올 경쟁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논알코올 맥주 시장의 선두 두자는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가 2012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하이트제로 0.00'은 알코올이 '제로'인 무알코올 맥주다.
현재 하이트제로 0.00은 국내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 아이큐코리아 집계 결과, 하이트제로 0.00은 지난해 1~7월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점유율 32.1%, 판매액 기준 점유율 28.0%를 기록했다.
특히 알코올뿐 아니라 칼로리, 당류도 '제로'인 점을 강조, '건강한 음료'를 표방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식당이나 주점 공급을 위해 용량이나 용기 등을 다양화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스는 논알코올 맥주 시장에 뒤늦게 도전장을 던졌지만, 점유율 5% 내외의 근소한 차이를 두고 하이트와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10월 출시된 카스 0.0은 알코올 도수 0.05% 미만의 비알코올 맥주다.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와 발효·숙성 과정을 거치고,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을 추출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제품의 맛과 용량, 용기를 다양화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3월 '카스 레몬 스퀴즈 0.0'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고, 지난달 말 카스 0.0 330㎖ 병 제품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유흥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에는 '카스 제로 올림픽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올림픽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논알코올 맥주는 편의점의 맥주 할인 행사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양사는 소비자와 가장 근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인 편의점에서 '3캔에 3000원' 행사를 전개하며 경쟁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식당가와 유흥주점까지 판매 채널이 대폭 확장되면서, 관련 시장 성장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식당가나 주점에서도 고객들의 니즈와 공급 효과를 확인하면서 발주를 하는 추세로, 현재는 논알코올 맥주 시장이 커지는 단계로 볼 수 있다"며 "하이트제로 0.00 병 타입 등 신제품 출시 및 본격적인 납품이 이어지게 되면 논알코올 맥주 시장의 성장세는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 시절, 박세리는 아버지를 끝까지 기다렸다 - 시사저널
- 악마가 몬 ‘살인 택시’ 트렁크 시신의 비밀 [정락인의 사건 속으로] - 시사저널
- 비트코인, 10억 간다더니 -20% ‘뚝’…왜 이래? - 시사저널
- ‘다이소 건전지’의 반전…지속시간 ‘최대 8.6배’ 길었다 - 시사저널
- 총선 패장임에도 ‘한동훈 대세론’이 형성된 이유 세 가지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 시사저널
- 진중권, ‘찐윤’ 이철규 향한 경고 “‘맞다이’로 들어와” - 시사저널
- “주택 수요 느는데 공급 감소…내년부터 집값 폭등 가능성” - 시사저널
- “망하게 해주겠다” 치킨집 갑질 대구 공무원에 공분…홍준표 답변은 - 시사저널
- 잇몸병 주범 ‘치태’ 방조범은 ‘구강 노쇠’ - 시사저널
- 한 해가 무섭게 주름지는 얼굴…‘동안’ 지키는 세안법은?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