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그룹 해외법인, 6000개 돌파…국내법인 보다 2848개 더 많아

한화, 3년 연속 해외법인 숫자 최다

[사진 = 연합뉴스]

국내 88개 대기업그룹이 다른 국가에 세운 해외법인 숫자는 6000곳을 돌파했다. 해외법인이 국내법인 보다 2848개나 더 많았다.

27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88개 그룹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 계열사는 129개국에 걸쳐 6166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공정위 지정 대기업 집단에서 운영중인 5686개 해외법인 보다 1년 새 480곳 많아진 숫자다.

특히, 올해 88개 그룹의 국내 계열사 숫자는 3318곳이인데, 국내 법인보다 해외법인 숫자가 2848곳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기업그룹 중에서는 한화가 824곳으로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그룹의 해외법인은 2021년 447곳에서 2023년 739곳으로 지속적으로 늘더니, 올해는 전년대비 85곳 많아지며 해외법인 숫자만 800곳을 넘겼다.

이 회사는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를 둔 것으로 조사됐다.

한화 다음으로 해외 계열사가 많은 SK그룹의 해외법인 숫자는 638곳이었다. SK그룹의 해외법인은 2022년에 541곳으로 처음으로 500곳을 돌파, 이후로 2년만에 600곳을 넘어섰다.

삼성은 563곳으로 세 번째로 해외법인을 많이 두고 있었다.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국내 그룹 중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를 보유했다.

하지만 2018년 663곳이던 삼성의 해외법인은 6년 새 100곳이나 문을 닫았다. 중국(홍콩 제외)에서만 지난 2018년 87곳이던 계열사를 올해 63곳까지 줄였다.

이 외 ▲현대차(425곳) ▲CJ(401곳) ▲LG(284곳) ▲롯데(203곳) ▲GS(163곳) ▲포스코(149곳) ▲네이버(106곳) ▲미래에셋(104곳) ▲OCI(102곳) 순이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1590곳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새 269곳 늘어난 숫자다.

매년 미국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8.8%에서 2022년 22.1%, 2023년 23.2%로 증가했다. 올해는 25.8%로 전체 4분의 1을 차지했다. 이는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중요한 사업 무대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2위인 중국은 827곳있으나 미국과 달리 1년 새 18곳 줄었다. 홍콩 법인까지 포함하면 최근 1년 새 31곳 철수, 비중은 13.4%였다.

이 외 ▲베트남 314곳 ▲인도네시아 199곳 ▲프랑스 196곳 ▲인도 158곳 ▲호주 156곳 ▲독일 149곳 순으로 해외법인 수가 많았다.

올해 조사에서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마샬아일랜드 등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조세피난처로 거론한 지역에 세운 해외법인 수는 150곳이었다.

또 룩셈부르크와 라부안 등 조세회피성 국가 등으로 분류되는 곳에는 679곳의 법인을 뒀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각종 환경 규제와 물류, 인건비 등을 고려해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정부에서 파격적인 인센티브 등을 제시해 해외에 세우려는 공장을 국내에 유치해 고용 창출의 기회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지정한 88개 대기업그룹이다. 해외계열사는 각 그룹이 올해 공정위에 보고한 자료를 참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