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등 아니면 국산화 어렵다”…‘배지’ 국산화 선봉장 엑셀세라퓨틱스
세포배양배지의 국산화에 나선 기업이 엑셀세라퓨틱스다. 엑셀세라퓨틱스는 2015년 이의일 대표가 설립한 기업으로 올해 7월 코스닥 시장 상장이 목표다. 이 대표는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생산할 때 필요한 세포배양배지가 국내에서 제대로 생산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제조 기반 기술인 세포배양배지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성숙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대표는 단순히 세포배양배지를 ‘국산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국산화의 핵심은 ‘기술력’이라는 점을 알아서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인근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글로벌 1등 아니면 국산화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바이오의약품 제조·생산에 쓰이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해외 제품에서 국내 제품으로 대체하려면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이 필요하단 뜻이다.
이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소·부·장은 진보성과 윤리성만으로 제품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며 “기업들이 가격이 조금 싸거나 성능이 조금 좋다고 해외 기업의 세포배양배지를 국산 제품으로 바꾸지 않을 것이란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엑셀세라퓨틱스의 제품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경제성’을 담보한다”며 “제품 단가는 기존 제품보다 높지만, 생산성은 수배에서 수십배까지 높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이를 자신하는 배경에는 ‘셀커’가 있다. 셀커는 재조합 단백질을 활용해 만들어진 화학조성배지다. 엑셀세라퓨틱스는 GMP 등급의 줄기세포용 화학조성배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셀커와 같은 화학조성배지는 기존의 세포배양배지와 달리 소나 사람의 혈청을 사용하지 않는다. 셀커를 활용하면 기존 제품보다 대량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균질한 세포를 확보하기 좋다는 뜻이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셀커의 매출 확대를 기반으로 향후 2~3년 내 흑자전환도 기대하고 있다. 셀커는 전체 매출의 85%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제품으로 수년간 매출이 올랐다. 최근에는 한 신약 개발 기업이 미국 등에서 진행하는 다국가 임상 3상에서 셀커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 계약이 수주 확대의 씨앗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세포배양배지는 소·부·장 제품의 특성상 연구개발(R&D) 단계에서 사용한 제품을 변경하기 쉽지 않다.
그는 “고객사의 스케일업 과정에 맞춰 함께 성장하는 것이 엑셀세라퓨틱스의 확장 전략”이라며 “특히 지난해 말 체결한 후기 임상 단계의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수주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외에서 올해 50여 곳, 내년 200여 곳, 5년 내 1000여 곳의 크고 작은 고객사를 확보하겠다”며 “현재는 R&D 단계의 고객사가 많지만, 이들이 향후 상업화 단계에 들어서면 수주 규모도 따라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할 자금은 해외 사업 강화에 쏟는다. 소·부·장 강국인 일본 진출도 올해 목표다. 엑셀세라퓨틱스는 현재 미국, 독일, 이탈리아, 대만,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 중 공정(CMC) 투자 규모가 큰 곳은 초기 단계라도 배지에 5억~10억원을 투입한다”며 “30~40개 국가의 핵심 고객사에 셀커를 30억원씩 공급한다면 단순히 계산해도 9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했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면역세포인 T세포와 NK세포 전용 세포배양배지를 이르면 올해 말 출시한다. 회사는 현재 중간엽줄기세포(MSC), 모유두세포(DPC), 각질세포, 엑소좀 전용 세포배양배지 등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높은 원가는 셀커의 공급을 늘려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공급선 다변화 등 투자를 통해 매출 200억~300억원대에 진입했을 때 영업이익률은 30% 정도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모은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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