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부동산 침체에…베이징 주택 대출 규제 완화
주담대 금리 하한선은 3.5%까지 낮아져
중국의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베이징시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보증금 규정을 완화하면서 다시 한번 문턱을 낮췄다.
27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베이징시 주택건설위원회는 생애 첫 주택 구매 시 지불해야 하는 최소 계약금 비율을 30%에서 2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주택 구매자가 지불해야 하는 최소 계약금도 종전 40~50%에서 30~35%로 낮아졌다.
주담대 금리 하한선은 3.5%까지 낮아졌다. 노후 주택을 팔고 신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는 보상도 주어진다. 시 당국은 자녀가 2명 이상인 가정과 인증된 에너지 절약 주택을 구입하는 가정에는 더 유리한 조건이 주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신은 이로써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들이 모두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출 요건 규제를 풀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중소도시는 100곳 넘게 주택 대출 규제를 해제한 것으로 집계된다.
광둥성 도시계획연구소 주택정책 연구센터 수석 연구원인 리위자는 베이징의 최근 완화 조치, 특히 계약금 삭감이 젊은 주택 구매자와 도시에서 첫 주택을 장만하려는 주민들을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시는 지난 4월에도 대대적인 주택 구매 조건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베이징 당국은 2011년 시행한 규정을 완화해 베이징에 호구(호적)를 보유한 기혼 가구는 최대 2채로 주택 구매를 제한하고 베이징 호구를 지닌 1인 가구는 1채만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당국의 부양책에도 중국 주택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5월 70개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71% 하락해 2014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 들어 중국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수출 실적은 계속 호조세를 보이고 소비가 반등한 것과 대조적으로 부동산 시장만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지난 21일 올해 중국 주택 매출이 전년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부의 추가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대부분 대출로 주택을 사는 상황에서 집값 하락이 주택 구매심리를 더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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