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중한 보물들

장윤서 기자 2024. 6. 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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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수녀' 이해인 수녀가 수녀원에 입회한 지 60년이 되는 해를 맞아 그동안 쓴 일기와 편지, 칼럼, 신작 시 10편 등을 엮은 단상집을 냈다.

또 사형수의 엽서, 첫 서원 일기부터 친구 수녀의 마지막을 배웅하며 쓴 시까지, 수녀원의 고즈넉한 정원부터 동그란 마음이 되도록 두 손을 모았던 성당 등 다양한 사연을 들려준다.

1960년대에 쓴 편지에서 어머니는 딸을 '꼬마 수녀' 혹은 '애기 수녀'라고 부르다가 시간이 흐르며 '그리운 수녀님'으로 호칭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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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 성 베네딕토 수도회 입회 60주년 단상집 출간
소중한 보물들./김영사

‘시 쓰는 수녀’ 이해인 수녀가 수녀원에 입회한 지 60년이 되는 해를 맞아 그동안 쓴 일기와 편지, 칼럼, 신작 시 10편 등을 엮은 단상집을 냈다.

신간 ‘소중한 보물들’은 그가 1964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토 수도회 입회 60주년을 맞아, 그동안 써온 180권에 달하는 일기장을 다시 훑어보면서 그간 가슴에 품어온 이야기들을 짧은 글의 형태로 엮은 에세이다.

저자는 1997년 문을 연 글방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글방 사물에 담긴 사연을 풀어놓는다. 책에는 법정 스님과의 일화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서간문, 10대 초등학생부터 90대 노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나눈 덕담과 추억 등이 담겨 있다.

또 사형수의 엽서, 첫 서원 일기부터 친구 수녀의 마지막을 배웅하며 쓴 시까지, 수녀원의 고즈넉한 정원부터 동그란 마음이 되도록 두 손을 모았던 성당 등 다양한 사연을 들려준다.

책에는 이해인 수녀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편지도 실려 있다. 1960년대에 쓴 편지에서 어머니는 딸을 ‘꼬마 수녀’ 혹은 ‘애기 수녀’라고 부르다가 시간이 흐르며 ‘그리운 수녀님’으로 호칭이 바뀐다. 어머니는 ‘작은 수녀에게’로 시작하는 편지를 자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해인 수녀는 여섯 살 때 6·25가 발발해 부산으로 피란을 갔다. 당시 아버지는 행방불명돼 어머니가 홀로 4남매를 키웠다. 신앙심 깊은 어머니의 희생과 수녀인 언니의 기도는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책에서는 환우인 수녀가 일군 한 평 꽃밭부터 태산목, 만세선인장, 목화까지 자연에서 배우고 터득한 지혜를 공유한다. “솔방울을 지니고 있으면 산을 지닌 것” 같다니, “꽃향기를 맡으면 꽃사람이” 된다니, 흰나비에게 “조그만 풀포기도 기억해주니 고맙구나”라고 말하는 문장은 일상에 펼쳐진 아늑한 그늘 같아서 우리를 묵상하게 이끈다.

이 에세이는 ‘아픔을 아프지 않게 껴안는 환대의 책’이다. 저자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환대’, 아픔을 이겨내는 방식은 ‘명랑’, 시에 담는 주제는 ‘작은 위로’다. 독자는 이 책을 읽다가 결국 ‘아픔’도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진작가 정멜멜이 2022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저자와 동행하며 기록한 수녀원의 따뜻한 일상 사진이 함께 실렸다.

이해인 지음 | 김영사ㅣ232쪽ㅣ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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