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A는 저입니다”···‘피겨 간판’ 이해인, 후배 성추행 혐의 정면 반박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이해인(19·고려대)이 전지훈련 파문의 장본인임을 스스로 드러내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해인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징계를 받은 선수가 자신임을 밝히고 “술을 마신 것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미성년자를 성추행했고 성적 가해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피겨 국가대표팀은 지난 5월15~28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전지훈련을 치렀다. 이 기간 여자 싱글 선수 2명이 숙소에서 술을 마셨고 이 자리에 남자 후배를 불렀다. 이에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20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었다. 처음에 단순 음주라고 했지만 조사과정에서 A선수가 남자 선수를 성추행한 사실도 발견했다며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여자선수 B에 대해서는 A에게 성적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사진을 무단으로 찍었다며 1년 자격 정지 징계했다. 성추행 사건으로 전환되면서 남자 선수는 ‘피해자’로 분류됐고 이성 선수 숙소에 방문한 것이 강화 훈련 규정 위반이라며 견책 처분만 내렸다.
이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한 이해인은 A 선수가 자신임을 드러냈다. 그리고 해당 남자 선수와는 오랜 기간 교제한 사이라고 밝혔다.
이해인은 “내가 고등학생일 때 사귄 남자친구였고, 부모님 반대로 헤어졌다가 이번 전지훈련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며 “서로를 좋아했던 감정이 남아있어서 다시 사귀게 됐는데 그 사실을 비밀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맹 조사를 받을 때도 그 친구와 교제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성적 행위는) 연인 사이에 할 수 있는 장난이나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했다”며 “대한체육회에서 어떤 징계가 내려지든 깊이 반성하겠다”고 적었다.
이번 사건은 어린 선수들의 훈련지에서 단순한 음주뿐 아니라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는 데서 큰 충격을 낳았다. 술을 마신 것도 사실이고 남자 선수와 성적인 접촉 행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단순한 후배가 아닌 연인 관계라는 것이 이해인 주장의 요지다.
이해인은 지난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피겨의 간판급 선수다. 연맹의 징계 수위가 확정될 경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선수 인생이 달려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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