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인권보고서'에 북한 20대 청년 공개처형 첫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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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적용해 주민들을 공개 처형한 사례를 정부가 처음으로 공개 보고서에 수록했다.
북한인권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 '청년교양보장법'(2021), '평양문화어보호법'(2023) 등을 근거로 적극적으로 주민 통제에 나서고 있음을 다수 탈북민들의 증언을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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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쌤' 등 한국식 말투나 표현도 단속 대상
탈북민 강제북송 과정에서 인권 유린행위 속출
탈북민 "북한 인민들은 성냥갑 안에 갇혀있다"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적용해 주민들을 공개 처형한 사례를 정부가 처음으로 공개 보고서에 수록했다. 남한 노래와 영화를 시청하고 유포했다는 이유로 20대 청년을 공개처형했다는 것이다.
결혼식 때 신랑이 신부를 업어도 신부가 흰 웨딩드레스를 입어도 처형을 당한다는 증언도 수록됐다.
통일부가 27일 공개한 '2024 북한인권보고서'에는 지난 2022년 황해남도의 한 광산에서 22세의 청년 농장원이 남한 노래 70곡과 영화 3편을 시청하고 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의해 공개 처형됐다는 증언이 담겼다.
북한인권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 '청년교양보장법'(2021), '평양문화어보호법'(2023) 등을 근거로 적극적으로 주민 통제에 나서고 있음을 다수 탈북민들의 증언을 통해 전했다.
아울러 북한이 외부정보로부터 주민들, 특히 청년층을 차단하기 위해 이른바 '3대 악법'을 내세워 교양과 처벌을 강화하는 동향도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휴대전화기를 수시로 검열해 주민들이 주소록에 '아빠', '쌤' 등 한국식 말투나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지 단속하고 있으며, 심지어 결혼식에서 신랑이 신부를 업는 행위, 신부가 흰색 드레스를 입는 행위,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행위 등도 '반동사상문화'로 규정해 처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와인 잔에 와인을 마시는 행위, 여성이 장신구를 여러 개 하는 행위, 성을 '리(李)'가 아닌 '이'로 표기하는 것 등도 반동사상 행위의 실례로 제시됐다.
이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른 공개처형의 경우 "2023년 3월 4월에도 살인 등 강력범죄자들과 함께 처형당했다"는 탈북민의 증언이 실렸다.
강제북송 과정에서 북한 기관원들에 의해 자행된 인권 유린행위와 관련해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침대 위에 누워 자궁검사를 했습니다.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다"는 탈북여성의 증언, "하루 20시간 씩 일했지만 남은 것은 50만 루블의 빚뿐"이었다는 러시아 파견 노동자 출신 탈북민의 증언도 수록됐다.
강원도 출신의 한 탈북민은 "'우리는 성냥갑 안에 갇혀있다'라고 인민들이 말을 합니다. 인민들도 다들 압니다. 자유가 없다는 것을…성냥갑이 열리면 열리는 대로, 닫히면 닫히는 대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된 북한인권보고서는 기존 508명의 증언에 이어 지난해에 조사한 141명의 증언을 추가해 반영했다.
통일부는 "올해 보고서는 특히 북한인권 관련 국내외 주요 관심사인 정보 통제, 탈북민 강제북송, 해외파견 노동자 등 인권 침해 이슈들을 심층 분석했고, 정치범수용소와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북한인권 실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2024 북한인권보고서'를 소책자 형태의 '요약보고서'와 '영상보고서'로도 제작했다.
요약보고서에는 북한인권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대표 증언들을 담았으며, 영상보고서는 이를 보다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설과 영상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내레이션은 이날 북한인권홍보대사로 위촉된 유지태 배우가 맡았다.
요약보고서와 영상보고서는 이날 통일부 누리집을 통해 공개됐으며, 전자책 형태로 게재되는 종합보고서 역시 누구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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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kh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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