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R&D 예산] ‘24.8조+α’ 역대 최대…게임체인저 AI·바이오·양자에 집중 투자
예산 24.8조…1년 만에 약 3조 늘며 역대 최대
AI·바이오·양자 3대장에 3.4조 투자…기초연구도 11.6%↑
정부가 1년 만에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린다. 인공지능(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미래 기술 판도를 바꿀 3대 게임체인저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기초연구 분야에도 투자를 크게 늘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열린 제9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2025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확정된 내년도 주요 R&D 예산은 24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 주요 R&D 예산은 2023년 24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가 33년 만의 R&D 예산 삭감 여파로 올해는 21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연구개발투자심의국장은 “재정당국과 협의를 거쳐 주요 R&D 예산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R&D 예산은 과기정통부가 확정하는 주요 R&D 예산과 기획재정부가 짜는 일반 R&D 예산으로 나뉜다. 주요 R&D 예산은 기초·응용·개발 등 기술개발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국공립연구소의 연구비 등에 쓰인다. 일반 R&D 예산은 대학의 지원금이나 정책연구비로 쓰인다. 올해 기준으로 주요 R&D 예산이 21조9000억원, 일반 R&D 예산이 4조6000억원이다. 주요 R&D 예산은 6월 말 확정되고, 일반 R&D 예산까지 합친 정부 R&D 총 예산은 9월 2일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될 때 확정된다.
정부는 올해 33년 만에 R&D 예산을 삭감했다. R&D 제도의 비효율을 없애고, 혁신·선도형 R&D로 체제를 전환한다는 이유였다.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선도형 R&D로의 체질 전환이라는 큰 정책 방향 하에 R&D 예타 제도 폐지, 혁신·도전형 R&D 지원체계 구축, 출연연 공공기관 해제, 글로벌R&D 제도개선 등을 추진했다”며 “내년도 R&D 투자는 이런 시스템 개혁의 바탕 위에 전략적 투자를 적극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AI-반도체와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에 내년에만 3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대체불가능한 기술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실패 위험이 있더라도 파괴적인 혁신이 가능한 고위험 분야도 적극 투자한다. 과기정통부는 혁신·도전형 R&D 사업에 내년 총 1조원을 투자한다. 류 본부장은 “10%의 개선이 아니라 10배 퀀텀 점프를 목표로 하는 연구에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선도하고 있는 첨단기술 분야는 2조4000억원을 투자해 초격차 기술 확보에 나선다. 이차전지 분야는 전고체, 리튬메탈 등 차세대 기술경쟁력 확보를 적극 지원하고, 디스플레이 분야는 OLED(발광다이오드) 초격차, iLED(무기발광디스플레이) 신격차 확보에 투자를 강화한다. 반도체 분야는 첨단 패키징과 화합물 반도체에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8대 중점 분야별로는 AI 분야 예산이 8000억원에서 35.5% 증가한 1조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첨단바이오는 1조8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19.1%)으로, 양자는 1300억원에서 1700억원(32.1%) 증가한다. 또 우주는 8000억원에서 1조원(21%)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는 6600억원에서 8100억원(23.7%), 이차전지는 1400억원에서 1800억원(28.9%)으로 각각 증가한다. 차세대통신은 4000억원에서 4800억원(19.1%)으로, 차세대원자력은 1600억원에서 2100억원(25.8%)으로 증액된다.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도 늘린다. 내년 기초연구 예산은 올해보다 11.6% 늘어난 2조9400억원이다. 잘하는 연구자는 더 잘하도록 돕는 ‘도약 연구’와 새로 태동하는 분야를 연구할 수 있도록 돕는 ‘개척 연구’ 트랙이 신설됐다.
류 본부장은 “소규모 파편화된 연구 사업들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고 내년도 예산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도형 R&D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단순히 R&D 예산을 2023년 수준으로 복원한 게 아니라 체질을 바꾸면서 같은 예산이라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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