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확보에 1조 투자···내년도 주요R&D 예산 24.8조원

김윤수 기자 2024. 6. 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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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주요R&D 예산안 확정
올해보다 13% 증액···AI 1조 돌파
바이오·우주 등 전략기술 집중 투자
전체 R&D 정부안 31조원 웃돌 듯
양자는 "2배 증액" 약속 못 지켜
[서울경제]

정부가 내년 국산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에 1조 원 넘게 투자하는 등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예산 확대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제9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를 통해 ‘내년도 국가R&D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R&D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핵심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마련하는 ‘주요R&D’ 예산은 이번 과기정통부안 기준 24조 8000억 원이다.

내년도 주요R&D 예산 배분·조정안 주요내용. 사진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는 국가R&D 예산이 대폭 삭감됐던 올해 21조 9000억 원보다 13.2% 증액됐으며 삭감 전 지난해 24조 7000억 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기획재정부가 마련할 ‘일반R&D’를 합친 전체 R&D인 국가R&D 예산도 당초 정부의 예고대로 31조 원 이상으로 올해보다 두자릿수 증가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R&D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 폐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공공기관 해제, 글로벌 R&D 제도 개선 등 R&D 투자 시스템 개혁의 바탕 위에서 내년도 R&D는 게임체인저 기술, 글로벌 공동 연구 등 선도형 R&D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적극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AI 분야에 1조 1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올해 8000억 원보다 35.5% 늘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는 규모다. 차세대 범용인공지능(AGI), AI 안전 기술, AI반도체 등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생태계를 극복할 독자기술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AI와 함께 3대 신기술인 ‘게임체인저’ 첨단바이오와 양자 R&D 예산도 각각 두자릿수 늘어 2조 1000억 원과 1700억 원이 마련됐다. 첨단바이오는 디지털 바이오 육성 기반과 바이오 제조 핵심기술에 투자를 강화하며 필수·지역의료 등 보건의료 현안 대응을 위한 기술 개발, 양자는 연구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협력 기반 마련에 집중한다. 3대 게임체인저를 합쳐 총 3조 4000억 원 규모다.

다만 양자 R&D 예산에는 불과 두 달 전 정부가 발표한 양자 기술 육성책 ‘퀀텀 이니셔티브’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퀀텀 이니셔티브를 통해 내년 양자 R&D 예산을 올해의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이번 예산안으로는 증가율이 1.3배에 그친다. 관련 사업의 예타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정부가 제때 추가 예산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연내 추가로 확정될 신규 사업들의 예산을 추가 반영할 방침이라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1조 원 규모로 신청돼 지난해 4월부터 예타가 진행 중인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의 일부 사업이 연내 확정되면 과기정통부의 기대대로 양자 R&D 예산도 더 늘어날 수 있다.

3대 게임체인저를 포함해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중점 분야 모두 예산이 10~30%대 증가했다. 우주 분야는 21% 증가한 1조 원, 반도체·디스플레이에 23.7% 많은 8100억 원, 이차전지에 28.9% 증가한 1800억 원, 차세대 통신에 19.1% 증가한 4800억 원, 차세대 원자력에 25.8% 증액된 21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와 이차전지, 차세대 통신 등 한국이 선도하는 기술은 초격차 확보를 목표로 첨단패키징, 화합물반도체, 무기발광디스플레이(iLED), 전고체전지, 리튬메탈전지, 6세대 이동통신(6G), 위성통신 등 개발 지원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주 분야 역시 사상 처음으로 R&D 예산 1조 원 넘게 배정하고 지난달 개청한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탐사, 차세대 우주발사체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AI와 데이터센터와 함께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응해 소형원자로(SMR) 등 새로운 에너지원 확보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실패 위험이 있더라도 성공 시 파급 효과가 큰 고난도 R&D인 ‘혁신·도전형 R&D’에도 1조 원, 새로운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초연구에는 11.6% 증액한 2조 9400억 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재난대응, 국방 등 재난·안전 R&D도 중점 투자를 추진한다.

류광준 과기정통부 과기혁신본부장은 “선도형R&D로의 전환은 우리나라가 기술패권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자 혁신과 정체의 기로에서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정부는 시스템 개혁과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선도형R&D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혁신의 길을 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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