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모펀드 사관학교' 스틱, 차기 리더는
올드보이 용퇴 후 70년대생 점진적 교체
채진호 PE부문 대표, 대외 존재감 커져
도용환 차남 도재원 이사, 2세 승계 전망도
사모펀드가 국내에 태동한지 20년이 지났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세월이 흐르면서 국내 사모펀드를 자리잡게 한 1세대들은 이제 다음을 생각해야하는 시기가 됐다. 앞으로 20년 이상을 성공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경영 승계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사모펀드 경영 승계 문제는 출자의 주요한 요건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국내에서도 세대교체 행보를 이미 보이고 있는 곳들과 서서히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곳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 주요 사모펀드들의 세대교체 상황을 총 여섯 편에 걸쳐 정리해본다.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는 국내 1세대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지난 1999년 설립된 스틱IT벤처투자를 모태로 한다. 도용환 회장과 곽동걸 부회장 등 50년대생 주역에 이어 회사는 60년대생을 지나 70년대생 임원진을 맞이했다. 점진적 세대교체 속 오너 2세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는 스틱인베의 차기 경영권이 누구에게 흘러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올해 초엔 스틱인베와 자회사 스틱벤처스에서 60년대생 임원들이 일제히 회사를 떠났다. 박민식 전 스틱벤처스 부대표와 서동규 전 총괄대표, 박형건 전 시니어파트너 등 2000년대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주요 임원들 그 주인공이다. 올드보이들의 빈자리를 70년대생 임원들이 채우면서 점진적 세대교체를 이뤄냈다는 평을 받는다.
70년대생 ‘뉴보이’의 세대 교체
스틱인베의 차기 리더 후보로는 채진호 PE부문 대표가 꼽힌다. 1971년생인 채 대표는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하고 신영증권, 케이아이파트너스 기업구조조정팀, 골든폴 대표 등을 역임한 뒤 2010년 스틱인베에 합류했다. 채 대표는 2019년을 시작으로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며 현재 0.5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는 70년대생 임원진 가운데 최대 규모다.
채 대표는 스틱인베에서 연봉 1위를 놓치지 않은 인물이기도 하다. 2021년 연봉은 170억원(급여 6억원·상여금 164억원)에 달했고, 2022년 20억원, 지난해 18억원 등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사내 연봉킹을 기록했다. 심사역의 연봉은 곧 투자한 펀드의 운용 능력과 수익성과 직결된다. 실제 채 대표는 현재 8개 투자조합의 대표펀드매니저로 회사에서 가장 많은 운용을 맡고 있다.
공식 석상에서 채 대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그는 이번 지난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방한 당시에도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이해준 IMM PE 대표 등 국내 주요 사모펀드 대표들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했다. 채 대표가 PE부문 대표임에도 대표이사(CEO)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사내 신임이 두텁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오너 2세’ 도재원 이사 승계 쉽지 않을 듯
2세 승계 가능성도 열려 있다. 도용환 스틱인베 회장의 차남인 도재원 이사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수석팀장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스틱벤처스로 적을 옮겼다. 2세들의 보유 지분은 장남인 도재익·재원씨가 각각 0.04%다.
다만 사모펀드는 인적 자원이 절대적인 만큼 승계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기존 경영진이 스틱 내에서 탄탄한 포트폴리오와 LP 관리 능력을 증명했다면, 도재원 이사가 회사를 승계할 명분이 마땅히 없다는 지적이다.
지분을 확대하고 있는 해외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 미리캐피탈은 이달 초 스틱인베 주식 42만6100주를 추가 매입해 보유 지분을 8.09%로 늘렸다. 최대주주 도 회장(13.44%)과 자기주식(12.31%)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리캐피탈은 지난해 8월 스틱인베 지분 5.01%를 최초 취득한 뒤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기도 했다. 미리캐피탈이 향후 지분 5%포인트 가량을 늘리면 도 회장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해진다.
허지은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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