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억울한 탈락, 승점 4점의 꼴찌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올렉산드르 팀추크와 경합을 펼치는 벨기에 제레미 도쿠(왼쪽). Getty Images

우크라이나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축구로 3년째 전란에 신음하고 있는 자국민들을 위로하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27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유로 2024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벨기에와 0-0으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우크라이나는 역대 유로에서 가장 억울한 조별리그 탈락을 받아들여야 했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우크라이나가 나머지 3개팀(루마니아·벨기에·슬로바키아)과 승점 4점으로 동률이 됐는데, 나홀로 16강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루마니아와 벨기에(이상 골득실 +1)는 다득점 순으로 각각 E조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슬로바키아는 득점(3)과 실점(3)이 같아 실점이 2골 더 많은 우크라이나를 제치고 3위로 16강행 막차를 탔다.

우크라이나의 불운은 이번 대회에서 승점 3점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국가가 두 팀(덴마크·슬로베니아)이나 나왔기에 도드라진다.

톱시드가 제 몫을 했느냐의 차이였다. E조 톱시드인 벨기에는 로멜루 루카쿠(AS로마)가 비디오 판독(VAR)으로 3골을 빼앗기는 불운에 빠지면서 큰 힘을 내지 못했고, 그 사이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가 절묘한 균형을 이루면서 조별리그에서 4팀이 승점이 같아지는 그림이 연출됐다. 반면 C조의 톱시드였던 잉글랜드는 우승 후보라는 평가에 걸맞지 않다는 혹평에도 1승2무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쫓아가던 덴마크와 슬로베니아가 나란히 3무로 웃었다.

억울할 수밖에 없는 우크라이나의 탈락은 유로에서도 역대급 이변으로 분류된다. 유로가 24개국 현행 체제로 바뀐 이래 조별리그 탈락팀들의 최고 승점은 3점이었다. 유로 2016에선 알바니아(A조 3위)와 튀르키예(C조 3위)가 3점으로 떨어졌고, 유로 2020은 핀란드(B조 3위)와 러시아(B조 4위), 슬로바키아(E조 3위)가 역시 3점으로 탈락했다.

유로 2024에서 3점으로 16강 티켓을 잡은 덴마크는 유로 2020에서도 3점으로 16강에 진출해 행운의 아이콘으로 떠올라 비교된다. 덴마크는 핀란드와 러시아와 함께 B조에서 1승 2패로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됐는데, 유일하게 득점(5)이 실점(4)보다 많아 살아남았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