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發 돈맥경화… 철강·설계·중개업까지 ‘벼랑끝’[위기의 중소·중견 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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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침체 장기화로 시멘트·레미콘, 철강 등 후방 산업은 물론 설계, 감리와 부동산중개업소 등 연관 서비스업까지 영업이익 급감과 폐업 위기 등 한계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의 1차 직격탄은 시멘트·레미콘과 철강 등 건설 소비재 산업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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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철강 생산 14년만에 최저치
레미콘社 “일감 줄어 직원휴가
건설 경기 살아나기만 기다려”
설계업체 빅5 영업이익 47%↓
부동산 폐업도 해마다 급증세
건설업 침체 장기화로 시멘트·레미콘, 철강 등 후방 산업은 물론 설계, 감리와 부동산중개업소 등 연관 서비스업까지 영업이익 급감과 폐업 위기 등 한계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건설업발 동맥경화를 풀기 위해 정부는 사회기반시설(SOC) 예산과 공공 수주를 늘려 위기를 타개한다는 방침이지만 민간 부문의 수주 급감 추세로 볼 때 건설 암흑기가 향후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 경기 침체의 1차 직격탄은 시멘트·레미콘과 철강 등 건설 소비재 산업이 맞았다. 27일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물량이 40% 이상 급감해 내일모레 문을 닫아야 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며 “시멘트, 자갈, 모래 등 원자재 물량도 넉넉하지 않은 데다 납품도 어려워서 직원들을 조기 휴가 보내고 건설 경기가 살아나라고 정부만 쳐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시멘트협회와 한국레미콘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멘트 생산량은 1049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6% 감소했다. 출하량은 13.3% 줄어든 1053만t, 재고는 61.3% 늘어난 129만t으로 집계됐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 악화를 예상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조강(쇳물) 생산량은 2122만t으로 지난 2010년(1∼4월·1880만t) 이후 1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4월 생산량은 509만t으로 전년 동기(568만t) 대비 10.4%나 줄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공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설 경기마저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마땅한 탈출구가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은행의 업종별 기업경기실사지수(100보다 높으면 호전, 낮으면 악화 전망)를 보면 목재·나무업도 2024년 3월 56, 4월 56, 5월 49, 6월 47로 업황이 나빠지고 있다.
설계·감리 등의 분야도 마찬가지다. 문화일보가 국내 주요 건축설계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급감 추세였다. 건축설계업체 빅5 중 한 곳인 희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9억824만 원에서 9억9746만 원으로 전년 대비 47.73% 줄었다. 해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3.78% 감소했다. 정림은 69억7846만 원 적자를 냈다. 2022년 한 해 영업이익이 76억 원을 넘어섰던 것과 대비된다.
이 외에도 DA·건원·간삼 등 주요 건축설계업체 대부분이 최소 20%에서 절반 가까이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신청 물량 등이 급감하면서 건설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건축 허가 면적 자체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2021년 건축 허가 연면적은 1억7320만㎡에 달했으나 2023년에는 1억3508만㎡, 2024년 1∼5월 현재 4952만㎡에 불과해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부동산중개업소 폐업은 5월 기준으로 2022년에는 727건이었으나 2024년에는 1124건으로 급증했다. 5월 신규 등록 건수(889건)도 협회 통계 집계 기준인 2015년 이후 처음으로 1000건 아래로 떨어졌다.
김영주·이근홍·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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