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또 쿠데타… 이번엔 시민이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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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세계에서 가장 많은 쿠데타가 일어난 남미 볼리비아에서 26일 군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대통령궁에 진입하는 쿠데타가 또다시 발생했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벌어진 이번 쿠데타는 3시간여 만에 군의 철수로 마무리됐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볼리비아 내 정치적 혼란이 재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쿠데타는 3시간여 만에 종료됐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사회주의 운동가 출신 전·현직 대통령 갈등에 따른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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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앞세워 대통령궁 무력진입
아르세 대통령 “불복종 용납 못해”
軍 지휘부 3명 교체 등 강력대응
시민사회 성토… 3시간만에 진압
내년 대선앞 정치적 혼란은 가중
역사상 세계에서 가장 많은 쿠데타가 일어난 남미 볼리비아에서 26일 군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대통령궁에 진입하는 쿠데타가 또다시 발생했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벌어진 이번 쿠데타는 3시간여 만에 군의 철수로 마무리됐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볼리비아 내 정치적 혼란이 재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볼리비아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쯤 볼리비아 일부 군부대가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워 대통령궁과 국회, 대성당이 위치한 수도 라파스의 무리요 광장에 집결했다. 이들은 청사 앞에서 시민들의 통행을 일부 통제한 뒤 장갑차로 청사 입구를 부수고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군인이 시민들을 향해 최루가스를 발사해 시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쿠데타는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전 합참의장)이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니가 장군은 대통령궁 밖에서 현지 취재진에게 “우리 군은 민주주의 체제를 재구성해 국가를 일부 소수의 것이 아닌 진정한 국민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대통령궁 청사에 들어온 수니가 장군을 만나 “군 통수권자로서 이런 불복종은 용납할 수 없다”며 철군을 요구했다. 또 군 지휘부 3명을 즉각 교체하며 강력 대응했다. 이어 대국민 긴급 연설을 통해 “볼리비아 국민은 쿠데타에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지지하기 위해 스스로 결집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의 호소에 대법원, 경찰과 소방 노조, 시민사회단체 등의 군 성토 성명이 잇따라 발표됐고 무리요 광장에 모인 시민들도 군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호세 윌슨 산체스 신임 합참의장이 군 복귀 명령을 내리자 군은 오후 6시 조금 못 미치는 시간에 철수를 시작했다. 수니가 장군은 이날 저녁 체포됐으며 검찰이 수니가 장군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쿠데타는 3시간여 만에 종료됐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사회주의 운동가 출신 전·현직 대통령 갈등에 따른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수니가 장군은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입후보하는 것에 반대해 군대를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4선 이상 금지’라는 볼리비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내년 대선 출마가 금지됐음에도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정치적 동맹 관계였던 아르세 대통령과 갈라져 권력다툼을 벌이면서 지지자들 간에 물리적 충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편 수니가 장군은 체포 후 압송되기 전 취재진에게 “최근 아르세 대통령이 내게 자신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매우 엉망이라고 말했다”며 “대통령은 자신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뭔가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면서 장갑차 동원을 지시받았다고 주장해 정치적 공방이 예상된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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