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군인’ 명예 훼손한 청문회 유감[포럼]

2024. 6. 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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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74년 전 6·25전쟁이 발발했고 두 번의 연평해전이 있었던 6월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기리는 달이다.

전직 군인으로서, 과연 청문회에서 모욕과 매도를 당한 군인들이 제대로 부대를 지휘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군인은 제복을 입은 자신과 전우의 모습에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유사시 국가를 위해 용감하게 목숨을 던지는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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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순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한성대 안보정책학과장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74년 전 6·25전쟁이 발발했고 두 번의 연평해전이 있었던 6월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기리는 달이다. 그런데 지난 21일, 야당이 단독 개최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상병특검법’ 입법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참담함을 느꼈다. 수사 중인 사건의 관계자로 출석한 전직 국방부 장관과 군복을 입은 장성 및 영관 장교들이 많은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갖은 모욕과 협박을 당했기 때문이다.

청문회는 국회나 행정기관이 증인 등으로부터 증언과 진술을 듣기 위한 자리인데, 위 청문회는 시작부터 그 목적과는 달리 의원들의 호통과 증인 강제 퇴장 조치 등 망신주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명예를 먹고 사는 군인에게 이보다 더 큰 치욕은 없을 것이다. 전장에서 패한 적장에게도 이런 대우는 하지 않는다. 어느 나라 군대든 사건 사고가 없을 순 없다. 그러나 수사 중인 사건 관련자들이 구체적 증거도 없이 의혹이 부풀려지고 무리하게 피의자 취급을 받아선 안 된다. 또한, 하나의 사건으로 군 전체를 매도하거나 제복과 계급을 비하해서도 안 된다. 전직 군인으로서, 과연 청문회에서 모욕과 매도를 당한 군인들이 제대로 부대를 지휘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청문회는 출석 증인들에게 면박을 주고 호통을 쳐서 굴복시키는 자리가 아니다. 말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자리가 돼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잘잘못은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판단 몫으로 남겨두면 된다. 향후 제복 입은 증인을 청문회에 출석시키는 경우 그 특수성을 고려해 비공개로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군인은 제복을 입은 자신과 전우의 모습에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유사시 국가를 위해 용감하게 목숨을 던지는 직업이다. 군대는 사기를 먹고 용기를 발휘하는 집단이다. 그렇다면 과연 제복의 명예와 신뢰는 누가 지켜줄 것인가? 바로 국민이 제복 입은 군인들을 존중하고 예우하는 나라가 돼야 그들도 위기가 닥쳤을 때 기꺼이 몸을 바칠 것이다. 헌법 제5조도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군인의 사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2개의 전쟁이 계속 중이고, 북한의 위협 수위는 날로 고조돼 간다. 이처럼 외부의 위협은 급격히 커지는 데 비해 국군은 내부적으로도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최근 군 간부의 모집 비율이 급락하고, 중견 간부들의 군 이탈도 가속화한다. 인구절벽 시대를 맞아 군 간부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과중한 업무,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이 이들을 군대에서 떠나게 한다.

국군은 평시에도 철통 같은 대적(對敵) 경계와 세계 곳곳의 해외파병지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 퇴치와 장기화한 의료 분쟁에 군의관 파견 등 평시에도 국민의 안위를 위해 헌신한다.

대한민국 군대는 국민을 위한 국민의 군대다. 따라서 군은 본연의 임무에 매진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며, 국민이 군을 믿고 군인을 존중하는 것이 국방 안보의 기본이 돼야 한다. 군인은 국민의 사랑과 존중을 받을 때 하나밖에 없는 몸과 마음을 국가에 바치는 숭고한 직업이다. 항상 ‘제복의 위상이 나라의 품격’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동순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한성대 안보정책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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