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방어 최후의 보루 ‘팰렁스 CIWS<근접방어무기체계>’

2024. 6. 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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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레이시온사 제작 근접방어무기체계
탐색레이더·추적레이더·개틀링건 장착
소형 고속정·드론서 수상기뢰까지 탐지
6개 포신서 분당 최대 4500발 탄 발사
설치 쉽고 지속적 성능 개량이 장점
대공 표적을 향해 사격 중인 팰렁스 CIWS

팰렁스는 미국 레이시온사에서 제작한 근접방어무기체계(CIWS)입니다. 대함미사일과 항공기 등 다양한 대함 위협으로부터 해군 함정을 방어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소형 고속수상정과 자폭형 드론, 헬기나 수상 기뢰까지 탐지하고 평가한 뒤 추적해 교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자함방어에 대한 해군의 생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여러 차례 바뀌어왔습니다.

이미 함정과 함정이 겨루는 시대는 지나갔고 곧이어 항공기가 함정을 위협하는 시대를 지나 미사일이 위협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죠. 1967년 발생한 에일라트 구축함 격침 사건은 미 해군이 위기의식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구소련제 스틱스 함대함미사일이 이스라엘 해군의 구축함을 격침시켰던 이 사건을 통해 미국은 순항미사일 개발을 본격 시작했고 다른 방어체계도 마련하기 시작했죠.

원거리 타격능력을 갖춘 하푼 미사일이 개발되던 시기에 하푼의 요격을 피해 함정으로 더 접근하는 위협을 막기 위한 무기체계의 개념도 도입됩니다.

미 해군이 레이시온사에 의뢰해 제작한 팰렁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1969년 설계돼 1973년 시제품이 구축함에 장착돼 시험평가를 거쳤지만 미 해군은 성능과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1977년 실시한 운용 테스트 및 평가에 가서야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이후 1978년 생산 승인을 받아 1980년 미국의 미드웨이급 항공모함 ‘USS Coral Sea’에 배치했습니다.

팰렁스는 멀리서 봐도 딱 알아볼 수 있는 특이한 외모를 가졌습니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많이 봤던 ‘R2-D2’ 같이 생긴 레이더 부분이 보이면 그게 팰렁스입니다.

Ku밴드 탐색레이더와 추적레이더를 사용하고 그 아래 M61A1 20㎜ 개틀링건이 달려있죠.

6개의 포신에서 분당 3000발의 탄을 발사할 수 있고 좌우로는 중심선 양쪽 150도, 위아래로는 초기블록은 -10~+80도까지 움직이며 목표물을 격추합니다.

1초에 1100m를 날아가는 포구속도로 최대 5.5㎞부터 쏠 수 있지만 유효사거리는 1.5~2㎞ 정도입니다.

초기모델에는 탄창에 약 1000발 정도의 탄을 장전할 수 있었습니다.

팰렁스는 함정의 위협이 다양해지면서 끊임없이 발전했습니다.

블록1부터는 분당 3000발과 4500발을 목표에 따라 선택적으로 바꿔 발사할 수 있게 개조했습니다. 탄창용량도 1580발로 늘렸고 레이더와 탄약, 컴퓨팅 성능도 개선했습니다.

교전 고도도 -20~+80까지 늘렸죠. 러시아의 대함미사일이 음속을 돌파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렇게 개선한 것입니다.

블록1A는 이보다 더 빠른 표적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했고 탄은 장갑 관통능력이 우수한 텅스텐탄이나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했습니다.

블록1B부터는 교전 고도를 위아래로 조금 더 확장해 -25~+85도까지 가능하도록 했고 총열의 길이를 늘려 사거리와 파괴력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유효사거리도 2~3.7㎞로 늘었습니다. 그만큼 대응할 수 있는 범위와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고 요격 확률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겠죠.

또 안정화된 통합 전자광학센서가 추가돼 소형 고속수상정이나 항공기, 헬기, 무인기 등에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블록1B는 1999년 미 해군 언더우드함에 테스트를 위해 장착됐고 2000년 7월 USS Taylor(FFG50)함에 첫 실전배치됐습니다.

현재는 미국과 호주, 캐나다, 영국, 이집트, 인도, 이스라엘, 일본, 멕시코 등 22개국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 인천급과 대구급 호위함, 독도함과 소양함 등 5가지 함형에서 19문의 팰렁스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해군은 이와함께 팰렁스와 비슷한 체계인 골키퍼도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 등에서 17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탈레스사에서 1979년 제작한 골키퍼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구경은 30㎜ 분당 4200발을 발사하고 포구속도는 초당 1150m입니다. 포신수는 7개 장전용량은 1126발이죠.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일단 장전용량과 분당 발사수는 팰렁스가 더 좋지만 탄의 구경과 포구속도는 골키퍼가 더 우수합니다.

이런 강력한 파괴력 때문에 골키퍼를 더 선호하는 해군들도 있죠.

그런데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팰렁스를 운용하는 이유가 뭘까요? 일단 팰렁스는 설치하기 쉽습니다. 선박 내부에 탄약고를 설치해야 하는 골키퍼와 달리 팰렁스는 갑판 윗부분에서 모든 설치가 끝납니다.

보다 큰 이유는 꾸준하게 성능개량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팰렁스는 처음 개발된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꾸준히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팰렁스는 전 세계적으로 600대 이상 운용되고 있지만 골키퍼는 대략 40여대 정도 운용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수리부속을 조달하거나 창정비를 받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더욱이 골키퍼는 현재 단종된 상태입니다.

물론 팰렁스에게도 단점은 있습니다. 팰렁스의 교전방식이 날아오는 비행체의 위협여부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추적한 뒤 격추하는 방식이라 간혹 아군 전력을 오인해서 격추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 번 물면 격추될 때까지 놓치지 않는 집요함까지 발휘합니다.

반면, 골키퍼는 한 번에 최대 18개의 표적을 식별하고 피아식별장치로 적과 아군을 구분해서 대응하고 한 표적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기보다는 일종의 지역방어 형태로 가까운 표적부터 대응하고 다른 목표물에 사격을 가하는 동시 교전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가격은 승자독식의 논리 때문일까요? 아니면 꾸준한 성능개량 때문일까요? 팰렁스가 389억원 정도로 150억원 정도인 골키퍼보다 2.5배 비쌉니다.

이렇게 일장일단이 분명한 함정방어 최후의 보루, 팰렁스와 골키퍼.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이렇게 애매한 상황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을 우리나라가 아니죠.

골키퍼의 강력한 파괴력과 스마트한 교전능력에 팰렁스의 우수한 탐지능력과 다양한 위협에 대한 대응 등의 장점을 합친 CIWS-Ⅱ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7년까지 약 3500억원을 투입해 개발을 완료하고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진행중이고 LIG넥스원이 우선협상대상업체로 선정돼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형전투기 KF-21을 개발하면서 확보한 능동전자식위상배열레이더, AESA레이더 기술을 적용하고 국내외 업체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초음속 물체나 해면근접비행 미사일, 고속정 침투까지 무력화할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사양들이 추가돼야 하는지 혹은 탄이 아닌 레이저로 가야하는 것 아닌지 등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 댓글로 남겨주세요.

오상현 기자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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