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부사장 "HBM 1위, 온전히 우리 힘으로 해낸 것"

김정남 2024. 6. 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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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중후반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 조직은 공공연히 오지로 불렸습니다. 회사가 HBM2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무엇보다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더뎠던 탓입니다."

박명재 SK하이닉스 HBM설계 담당 부사장은 27일 자사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업계에서는 비관론이 쏟아졌지만 우리는 HBM이 기술력을 보여줄 기회라고 확신했다"며 이렇게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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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재 SK하이닉스 HBM설계 담당 부사장 뉴스룸 인터뷰
경쟁사 인력 영입 루머에 "경쟁사서 온 인력 한 명도 없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2010년대 중후반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 조직은 공공연히 오지로 불렸습니다. 회사가 HBM2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무엇보다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더뎠던 탓입니다.”

박명재 SK하이닉스 HBM설계 담당 부사장은 27일 자사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업계에서는 비관론이 쏟아졌지만 우리는 HBM이 기술력을 보여줄 기회라고 확신했다”며 이렇게 회고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전 세계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리더다.

박명재 SK하이닉스 HBM설계 담당 부사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박 부사장은 “(HBM2E를 비롯해 후속 제품들을 개발하는) 이 과정에서 성공의 열쇠는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는 것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의 1등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이를 위해 절치부심하며 HBM2E 개발에 나섰다”고 돌아봤다.

그는 “HBM2E부터는 외부 기대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목표로 잡고 협업을 강화했다”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을 조화롭게 접목해야 하는 HBM의 경우 유관 조직과의 협업으로 난제를 풀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게 특히 중요했다”고 말했다. MR-MUF 등 현재 HBM의 기틀이 된 기술들이 기반을 다진 게 이때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을 말한다.

박 부사장은 “인공지능(AI) 기업간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HBM을 개발하는데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에 설계 검증의 혁신을 거듭하면서 제품 설계 완성도를 높이고 개발·양산 초기부터 고객사와 협력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 결과 올해 3월 HBM3E 양산에 이어 고객에게 가장 먼저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는 게 박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HBM 외의 차세대 AI 기술에 대한 자신감 역시 드러냈다. 그는 “CXL, PIM, 3D D램 등 다양한 AI 메모리 기술이 앞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며 “차세대 AI 메모리 분야에서도 선도 지위를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 구현을 위해 메모리와 여타 장치간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대역폭(데이터 송수신 통로)과 용량을 더 쉽게 확장해주는 기술이다. PIM은 메모리에 프로세서의 연산 기능을 추가한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를 말한다.

박 부사장은 아울러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의 HBM팀이 SK하이닉스(000660)로 넘어와 기술을 개발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얼마 전 루머로 인해) 온전히 우리 힘으로 기술 개발을 해낸 당사 구성원들로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HBM은 지난 15년간 구성원들이 피땀 흘려 쌓은 기술력의 결실”이라고 했다. 그는 “SK하이닉스 HBM은 명확하게 당사 자체 기술”이라며 “당시 경쟁사에서 들어온 인력은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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