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글로벌 탑티어 '독일 IDT' 품었다…매출 2배 기대(종합)

황진중 기자 2024. 6. 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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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IDT 경영권 인수로 글로벌 인재·인프라·매출 '1거 3득'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백신사업 진정성 갖고 나갈 것"
SK바이오사이언스와 독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 그룹이 글로벌 Top-tier 바이오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 독일 클로케 그룹 카르스텐 클로케 CEO.(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독일계 글로벌 탑티어 바이오 기업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글로벌 백신 시장을 정조준했다. 사업력이 탄탄한 기업 인수를 통해 2배 이상의 매출 신장도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계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Klocke) 그룹과 IDT 바이오로지카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3390억 원을 투자해 IDT의 지분 60%를 확보할 예정이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1921년 설립돼, 100년 이상의 축적된 전문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독일과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대형 바이오 기업이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10개 이상의 핵심 의약품 규제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유럽의 선진 사업 역량과 실적 승계.. 글로벌 핵심 인재도 확보

IDT는 미국의 생명과학 분야 전문지 '라이프 사이언스 리더'(Life Science Leader)와 제약바이오 산업 연구기관인 '인더스트리 스탠더드 리서치'(ISR)가 주관하는 글로벌 시상식인 'CDMO 리더십 어워즈'(Leadership Awards)에서 올해 6개 부문 전관왕을 수상할 정도로 탄탄한 사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15개 이상의 주요 글로벌 기업과 다수의 바이오텍, 연구기관들과 오랜 CDMO 파트너십 이력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다양한 백신 및 바이오 의약품의 위탁생산 경험을 갖고 있다. 뎅기열 백신에 있어 장기간 협력해 온 일본 다케다 제약이 대표적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획득한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생산자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CGT 사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

10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IDT는 높은 수준의 대규모 cGMP 설비를 바탕으로 FDA, EMA, 브라질 안비자(ANVISA),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선진국 의약품 규제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풍부한 대응 경험도 갖고 있다.

독일 정부와도 높은 신뢰를 기반으로 넥스트 팬데믹을 함께 대비하며 향후 5년간 연간 8000만 도즈(1도즈=1회 투약분) 규모의 비축 물량 계약도 확보하고 있다. 또 공정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백신과 바이오 영역에서 오랜 노하우를 지닌 글로벌 인재 약 18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IDT의 입증된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선도적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며 우수한 CDMO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인 안동 L하우스에서 CDMO를 진행한 제조 시설은 유럽 EMA가 승인하는 유럽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EU-GMP)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엔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와 차세대 에볼라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수행 중이다.

◇cGMP 수준의 글로벌 사업 인프라 확보…세계 시장 공략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지분 인수로 주요 제품군의 유럽,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진출의 활로를 마련하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자체 개발 백신에 대한 글로벌 인허가를 진행하며 신규 시장을 개척해 왔다. 확장되는 글로벌 진출 전략에 맞춰 제품 수요도 꾸준히 증가했고 부족한 시설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안동 L하우스의 증축 등 생산량 확대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 왔다.

이 같은 시점에 IDT의 선진적인 생산 설비는 제품 생산량의 즉각적인 확장과 활용이라는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DT의 우수한 설비를 활용해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향(向) 공정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소재 기업이라는 지리적 위치도 강점이다. 독일은 유럽 내 백신 생산의 20~3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거점에 해당한다. IDT는 독일의 136만㎡ 규모의 부지 내 생산 시설 외에도 미국 메릴랜드주에도 법인을 보유해 유럽과 북중미 지역의 거점으로 동시 활용할 수 있다.

IDT를 통해 완제품 위주로 구성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요 수출 품목들을 벌크(Bulk) 원액으로 확장하는 등 사업다각화도 가능해진다. 또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맺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다양한 파트너십을 즉각적으로 IDT의 사업 확장에 활용할 수 있는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와 IDT의 핵심 역량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파트너십 네트워크의 비약적 확장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CGT를 포함한 백신 외 바이오 의약품으로의 사업 확장이 가능해짐에 따라 신규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2배 이상의 즉각적인 매출 신장과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IDT는 견조한 매출을 기반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재무 성과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IDT는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던 2022년 3억1200만 유로(약 4660억 원)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팬데믹의 일회성 요인이 제거된 지난해에도 약 2억7500만 유로(약 4100억 원)의 매출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보였다.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 세금 및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에서도 IDT는 2022년 3300만 유로(약 500억 원), 지난해 1600만 유로(약 240억 원)로 준수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 실적에서 코로나 백신 외 제품군이 차지한 비중 또한 95%로 높다. 기존 CDMO 계약들이 유지되고 있고 다양한 영역에서 신규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향후 매출 전망은 더 긍정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의 매출을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도 매출 대비 20% 이상 수준의 안정적인 구조로 만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신규 과제 및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비용 최적화 전략을 통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한편, 투자비와 운영비 효율화 등의 경영 환경 개선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클로케 그룹 카르스텐 클로케(Carsten Klocke) 최고경영자(CEO)는 "IDT의 노하우와 전문성, 확고한 고객 파트너십에 신뢰를 준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미래를 만들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면서 "IDT가 전 밸류 체인에 걸쳐 인재를 육성하고 원료의약품(DS) 생산 및 대량 충전을 포함한 제조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많은 투자를 해왔다. 두 기업의 전문성과 상업적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보건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IDT 바이오로지카 울리히 밸리(Dr. Ulrich Valley) CEO는 "IDT 바이오로지카는 바이러스 백신 분야에서 탁월한 명성을 쌓아왔고 유수의 글로벌 제약사 및 정부기관과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백신 개발 및 생산에 대한 폭넓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양사가 함께 시장 입지를 더욱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이번 지분 인수 거래는 회사의 새로운 성장 축을 마련하고 핵심 사업과 제품들의 선진국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데 주요 목적이 있다"면서 "즉각적 매출 확보, 글로벌 거점 마련, 효율적 생산 시설 확보 등 투자 대비 높은 사업적 가치를 지닌 지분 인수인 만큼 기업가치도 함께 제고될 수 있도록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IDT가 CDMO 기업이라 일부에서 일부 우려가 있는데 백신 사업은 다음 팬데믹을 준비하는 의미에서도 SK가 포기하기 쉽지 않다"면서 "SK그룹은 백신 사업을 진정성 갖고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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