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 수익’ 인컴형 ETF 순자산 14조 돌파
작년 대비 규모 75% 증가
‘장투’ 커버드콜, 급성장 견인
매달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인컴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총액(AUM)이 불과 2년여 만에 4.7배나 커지며 14조원 대를 돌파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장기 투자 수단으로 꼽히는 ‘커버드콜’ 상품의 급성장세가 인컴형 ETF의 전체적인 약진을 이끌고 있다.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 호텔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다우존스(S&P DJI) 주최로 열린 ‘인컴투자를 위한 패시브 전략’ 행사에서 신동훈 한국거래소 인덱스사업부 팀장은 지난달 기준 국내 ETF 시장에서 인컴형 투자상품의 AUM이 14조4171억원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8조2070억원 규모였던 작년과 비교했을 때는 75.67% 증가했고, 3조946억원 수준이던 2022년과 비교했을 때는 무려 365.88%나 규모가 커진 셈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인컴형 ETF의 AUM 성장률은 89.5%에 달했고, 최근 5년간으로 범위를 넓혔을 때도 65.1%를 기록했다. 국내 ETF 전체 시장의 AUM 연평균 성장률이 최근 3년간 29.2%, 최근 5년간 26.3%였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3.07배, 2.48배나 빠른 증가폭을 보였다.
이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국내 전체 ETF 시장에서 인컴형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말 4%에서 지난달 기준 10%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국내 ETF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시장대표·섹터 상품의 비중은 같은 기간 65.7%에서 절반 이하인 48.7%까지 내려 앉았다.
인컴형 ETF는 고배당주, 리츠(부동산 투자회사), 커버드콜 펀드, 고수익 채권 등에 투자해 매달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다. 배당투자가 보편화된 미국에선 이미 인컴형 ETF 상품이 각광을 받으며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해 2월 기준 미국 전체 ETF 시장 규모의 27% 수준이 인컴형 ETF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월 분배 상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컴형 ETF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자금 유입 역시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신동훈 팀장은 이날 강연에서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주기적으로 일정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형 ETF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면서 “이에 맞춰 KRX 전략지수 라인업도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사로 나선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 ETF 운용본부장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상에서 지난 13일 기준 커버드콜 ETF의 AUM이 3조2585억원까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올해 투자 흐름 속에서 기존 대표지수형 상품과 금리형 상품과 더불어 고분배율 커버드콜 ETF가 한 축을 담당 중”이라며 “커버드콜 ETF에 덧씌워졌던 ‘불편한 편견’이 극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인 주식을 사고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투자 기법이다.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면 기초자산 하락 시에는 옵션 매도 프리미엄만큼 손실이 완충되지만, 기초자산이 상승할 때는 수익률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된다.
최근 상장한 ETF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커버드콜 ETF가 대거 포진하며 인기가 뜨겁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개인 순매수액 상위 10개 ETF 종목 가운데 7개가 커버드콜 ETF 상품이다. 개인 순매수액 1위는 3005억원을 기록한 ‘TIGER 미국30년국채프리미엄액티브(H)’다.
커버드콜 ETF 인기가 날로 커지고 있지만, 투자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을 팔아 얻은 프리미엄으로 배당을 지급하기 때문에 상승장에선 수익의 상방이 막혀 시장 흐름을 제대로 쫓아갈 수 없다. 반대로 하락장에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어 고배당만 노리고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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