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챗봇? AI는 에이전트!…‘개방형 생태계’ 앞세운 구글 클라우드의 자신감
‘답변’ 넘어 특정 요구 달성 위해 비서처럼 작동
“클라우드 시장 구도, AI 덕분에 변화 생겨”
“이제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시대가 왔다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 에이전트는 ‘AI는 챗봇’이라는 공식을 깨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다.”
지기성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사장은 지난 26일 ‘구글 클라우드 서밋 서울 2024’를 앞두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진행한 미디어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에이전트는 단순히 질문에 답변하는 이전 세대 챗봇을 넘어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서처럼 움직이는 AI를 말한다. 텍스트, 음성, 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며 대화하고 의사결정을 내린다.
예를 들어 ‘7월에 뉴욕 가는 비행기표를 구해줘. 22~25일 출발은 꼭 피해주고’라고 요청하면 에이전트가 여러 사이트를 탐색해 적절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식이다. 손님이 결혼식에 어울리는 원피스를 찾을 수 있도록, 근무를 교대하는 간호사가 신속하게 환자 정보를 인계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에이전트 몫이 될 수 있다.
에이전트로의 진화는 구글을 비롯해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여러 기업들이 앞서 새로운 AI 기술을 발표할 때도 포착된 전반적인 흐름이다. AI 기술 발전에 따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며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AI 개발 환경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업계의 경쟁도 달아올랐다.
구글 클라우드가 국내 대기업의 경영진과 정보기술(IT) 의사결정자 200여명을 조사해보니 약 75%의 기업이 이미 4가지 이상의 생성형 AI 사례를 확보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 대비 효과(ROI)를 빠르게 실현한 기업은 10%뿐이었다. 클라우드 업체들로선 생성형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기업 고객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는 셈이다.
지 사장은 “지난해에는 기업 고객들과 기술검증(PoC)을 진행했다면 올해는 실제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했다. 아마존, MS에 밀려 구글이 만년 3위인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구도를 두고는 “AI 덕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자신했다.
구글은 기업이 머신러닝 모델과 AI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통합 플랫폼 ‘버텍스 AI’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 중이다. 브리핑에 참석한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구글 클라우드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이 가장 효과적인 모델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한 AI 플랫폼과 개방적인 오픈 모델 생태계”라고 말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자체 AI 모델 제미나이 최신 버전뿐만 아니라 앤스로픽의 클로드 3.5 소넷, 메타의 라마2 등 130개 이상의 모델을 제공한다.
2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서밋 행사에선 삼성전자, HD현대, LG AI연구소, 엔씨소프트, 컬리, 카카오헬스케어, 코웨이 등이 구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지 사장은 “에이전트 시대에는 각 업무에 특화된 에이전트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에이전트를 잘 만들고 결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 회사가 승자의 길을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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