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에 '얼차려' 체력단련 못시킨다…온도 26.5도 미만때도 규제

박응진 기자 2024. 6. 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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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사망사고 재발대책…수류탄 과목 2주차부터
육군 신교대 군기훈련 지휘관 '영관급'으로 상향
<자료사진>2022.6.2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한 훈련병을 죽음에 이르게 한 과도한 체력단련 등 군기훈련이 논란인 가운데 앞으로 훈련병에겐 군기훈련(얼차려) 목적의 체력단련을 시킬 수 없게 된다. 또한 육군 신교대에서 훈련병에게 군기훈련을 시킬 수 있는 지휘관은 위관급이 아닌 영관급으로 상향된다.

국방부는 최근 발생한 군내 사망사고 관련 재발방지대책을 논의하고 현재 시행 중인 온열손상 예방대책의 충분성을 점검하기 위해 27일 김선호 차관 주관의 대책회의를 개최했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국방부는 전체 21개 신병교육부대를 대상으로 한 현장점검을 지난달 말 각 군에 지시했고, 이날 대책회의에선 군별 점검결과와 후속조치 보고에 이어 건의사항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국방부와 각 군은 '군인복무기본법'에 근거해 각 군별로 자체 시행하고 있던 군기훈련을 보완‧개선하기로 결정했다. 군기훈련 방식은 크게 체력단련과 정신수양으로 나뉜다.

앞으로 군기훈련 승인권자는 규율 위반자가 병사인 경우 중대장급 이상 지휘관으로, 간부인 경우 영관급 이상 지휘관으로 하고, 승인권자가 군기훈련 시행 여부 및 종목‧방법‧복장 등을 결정하도록 했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 마련된 지난달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훈련병의 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고인의 부모가 추모를 마친 시민을 안아주고 있다. 2024.6.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훈련종목은 장병의 군 적응도를 고려해 훈련병에 대한 군기훈련은 체력단련 종목이 제외된다. 훈련병이 아닌 일반 병사는 개인의 신체상태와 체력수준을 고려해 체력단련, 정신수양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군기훈련 집행 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종목별 횟수(1회 몇 번, 반복 가능 횟수, 1일 최대 몇 회 등), 진행 간 휴식시간 부여 등을 명확히 하도록 했다.

아울러 △군기훈련 시행절차에 있어 반드시 개인소명 단계를 거치도록 표준화하고 △군기훈련 중 대상자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며 △기상상황을 고려해 장소(실내‧실외)를 결정하고 △기상변화요소를 고려해 계속진행 여부를 판단하며 △응급상황 대비책을 마련 후 시행하도록 절차를 보완한다.

군 당국은 이번에 마련한 군기훈련 개선책이 일선부대 현장에서 잘 준수될 수 있도록 군기훈련 승인권자인 중대장과 대대장 필수교육에 상시 반영하도록 하고, 신병교육부대 교관을 대상으로 다음달 특별 인권교육을 시행하도록 했다. 각 신교대는 국방부 표준교안을 활용해 전 간부‧병사를 대상으로 다음달까지 교육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육군의 경우 신교대의 승인권자를 영관급 지휘관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는 이번에 훈련병을 숨지게 해 구속된 중대장의 계급이 대위인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제공)

육군은 "승인권자(중대장급 이상) 및 집행권자(하사 이상 전 간부)는 중대급 이하 제대 여건 등을 고려해 현행 유지하되, 신교대는 참모부가 편성된 영관급 지휘관이 승인하도록 해 중대장은 교육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집행권자는 중위·중사 이상 간부로 상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매년 상승하고 있는 여름철 기온을 고려해 군의 혹서기 기간은 기존 7월 1일부터 8월 31일에서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로 한 달 확대된다. 각 군별로 달리 운영하던 온도지수별 행동, 통제기준도 통일된다.

주둔지별 1일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 등 3차례 이상 온도지수를 측정하고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현장에서 판단해 부대활동을 조정하게 된다. 온도지수가 26.5도 미만이라도 야외활동 지속시간, 복장, 훈련 내용·대상 등을 종합 고려된다.

이런 가운데 육군은 훈련병들이 단계적으로 적응하면서, 친숙화된 상태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개인화기 및 수류탄 과목은 입영 2주차부터 정과교육에 반영하는 것으로 교육체계를 개선했다.

김 차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들은 현장에서 즉각 적용되도록 조치할 것"을 강조했다. 김 차관은 28일 육군 55사단 신교대를 직접 방문해 생활시설 확인, 온열손상 대비책 점검 및 교관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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