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이해인 “‘비밀연애’라 말 못해”…미성년 성추행 의혹 반박

해외 전지훈련 기간 음주, 성추행 논란으로 자격정지 3년 처분을 받은 전 피겨 국가대표 이해인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해인은 강제 추행의혹은 부인하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의를 신청했다. 

이해인은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 어떤 말을 해야할지 막막하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국가대표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다른 선수들의 몫까지 성실하게 훈련에 매진했어야 했는데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술을 마신 것은 지금 생각해봐도 절대 해선 안되는 행동이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해인은 미성년자 추행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이해인은 “제가 미성년을 강제추행했거나 성적가해를 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며 “서로를 좋아했던 감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다시 사귀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모님께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 마음을 비밀로 한 것”이라며 “이번 빙상연맹 조사를 받을 때도 사귄다는 사실을 밝힐 수 없었고, ‘미성년 강제추행’ 이야기를 듣게돼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일 대한빙상연맹에 따르면 여자 싱글 성인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달 15∼28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열린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중에 성인 국가대표 선수 2명이 자기 숙소에서 맥주가 포함된 술을 마셨다. 연맹 지침상 음주는 훈련 및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를 금지한다. 연맹은 당초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운 사실은 없고 단순 음주 규정만 위반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해인이 남자 후배에게 성적 불쾌감을 주는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자격정지 3년 처분을 받았다. 이에 이해인은 2년 뒤 열리는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이외에도 이해인과 함게 술을 마신 A씨는 성적 불쾌감을 주는 불법 촬영을 한 혐의로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고 남성 후배 B씨에게는 이성 선수의 숙소에 방문한 것이 강화 훈련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돼 견책 처분이 내려졌다.

이에 이해인은 법률대리인 김가람 변호사를 통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의를 신청했다. 김 변호사는 “이해인 선수는 해당 선수와 연인관계였지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연맹은 두 사람이 연인관계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오인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