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적용하고 동결해야"

2025년 최저임금 관련 중소기업계 기자회견 개최
업종별 구분 적용 및 최저임금 인상 최소화 촉구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6.27.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이 사용자의 지불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 적용하고 최저임금을 동결할 것을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지불능력 고려한 2025년도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2025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최저임금의 지급 당사자인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위원장 등 10개 업종 대표들은 호소문을 통해 지불능력이 취약한 업종에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고, 소기업·소상공인들의 최악의 경영사정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결정해줄 것을 호소했다.

중소기업계 의견을 발표한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노동생산성에 기인한 지불능력 차이까지 사업주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생계비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EITC(근로장려세제) 확대 등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불경기 속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겠다고 전했다.

신주열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철근임가공은 운송료 포함한 인건비 비중이 70%가 넘는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큰 편인데 철근가공비는 제자리걸음에 올해는 건설경기가 너무 안 좋아 단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감이 줄어 고용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에 지방에 소재한 특성상 외국인력 비중이 높은데 외국인력들은 1년이 넘으면 최저임금 인상분보다 더 올려달라고 요구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정우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들어오면서 안 그래도 무관세인 저가 수입가구와의 가격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원가가 올라도 사실상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문 닫는 가구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민선홍 한국디지털출력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우리 업종은 높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생산성이 확실히 차이가 있다"며 "성과 보상을 해주고는 있지만 업종 자체 수익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성과에 따른 보상을 어렵게 한다는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심상백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편의점은 인건비가 오른다고 판매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며 "적자를 안 보려면 결국 사장이 더 많이 일하는 수밖에 없어 자투리 시간에 일하려는 주부나 어르신들도 안 뽑는다"고 말했다.

이성문 한국교육IT서비스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구분 적용해서 기술이 필요한 일자리의 최저임금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며 "최저임금이 다 같이 높으니 쉬운 일자리로만 가려고 해서 조금이라도 숙련이 필요한 자리는 사람을 구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호소했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아시다시피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감당하기 어려운 업종들은 쪼개기 알바를 구한다"며 "직원도 사장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중소기업 80.3%가 올해 최저임금 수준도 부담을 느낀다"며 "업종마다 다른 특성과 지불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는 상식이 올해는 꼭 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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