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올릴 때마다 문 닫는다”…중소기업계 호소

김경은 2024. 6. 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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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 최저임금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지불능력 고려해 업종별 차등 적용 도입해야”
“中企 80%는 현재 최저임금도 버거워…동결해야”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소기업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구분 적용을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지불능력 고려한 2025년도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최저임금 심의 기한이 만료되는 가운데 최저임금의 지급 당사자인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재광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위원장 등 10개 업종 대표들은 지불능력이 취약한 업종에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고, 소기업·소상공인들의 최악의 경영 사정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결정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기업의 지불능력은 경영능력, 노동생산성, 업종의 채산성에 영향을 받는데 노동생산성에 기인한 지불능력 차이까지 사업주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구분 적용 방법을 두고 상향식·하향식에 대한 논쟁이 있는데 우리 최저임금은 G7이나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그리고 구분 적용을 하는 나라들보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똑같은 방식으로 구분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계비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EITC(근로장려세제) 확대 등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중소기업·소상공인들도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심상백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편의점은 인건비가 오른다고 판매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적자를 안 보려면 결국 사장이 더 많이 일하는 수밖에 없어 자투리 시간에 일하려는 주부, 어르신들도 안 뽑는다”며 “소상공인 업종도 좀 살 수 있게 지불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정해 달라”고 말했다.

이정우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들어오면서 안 그래도 무관세인 저가 수입가구와의 가격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원가가 올라도 사실상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문 닫는 가구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성문 한국교육IT서비스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인건비가 단가에만 잘 반영된다면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서 조금이라도 기술이 필요한 일자리의 최저임금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업종마다 각자 채산성이 정해져 있는데 이걸 무시하고 최저임금이 다 같이 높으니 쉬운 일자리로만 가려고 해서 조금이라도 숙련이 필요한 자리는 사람을 구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신주열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철근임가공은 운송료 포함한 인건비 비중이 70%가넘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큰 편”이라며 “철근가공비는 제자리걸음에 올해는 건설경기가 너무 안 좋아 단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인건비는 납품단가연동제 대상도 안 되는데 일감이 줄어 고용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철근임가공은 지방에 소재한 특성상 외국인력 비중이 높은데 외국인력들은 1년이 넘으면 최저임금 인상분보다 더 올려달라고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감당하기 어려운 업종들은 쪼개기 알바를 구한다”며 “직원도 사장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체감경기가 정말 심각하다”며 “근로자 생계비도 중요하지만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올해는 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지불능력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민선홍 한국디지털출력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우리 업종은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진 않지만 개인의 능력에 따라 생산성이 확실히 차이가 있어 성과 보상을 해주고 있다”며 “업종 자체 수익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성과에 따른 보상을 어렵게 한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중소기업 80.3%가 올해 최저임금 수준도 부담을 느낄 정도로 힘들다”며 “업종마다 다른 특성과 지불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는 상식이 올해는 꼭 통하길 바란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수용 가능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은 (gol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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