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당업계, B2B 설탕 제품가 4%↓…“물가안정 협조”

내달 1일 CJ 인하에 삼양사·대한제당도 뒤이어
정부, 제과·제빵·음료업계에 가격 인하 압박할 듯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5일 인천 중구 대한제당 인천제당공장을 방문해 설탕의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당업계가 기업 간 거래(비투비·B2B) 설탕 제품 가격을 약 4% 내리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앞서 송미령 장관이 대한제당 공장을 방문해 ‘설탕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등 업계를 압박해왔다.

27일 제당업계 말을 종합하면, 업계 1위인 씨제이(CJ)제일제당은 다음달 1일부터 개별 거래처와 협상을 통해 기업 간 거래 설탕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인하율은 거래처별로 다르지만 약 4% 수준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 제품은 대형 식품 제조사 등과 거래하는 물량이다. 다만, 소비자용(B2C) 제품은 이번 가격 인하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삼양사와 대한제당도 다음달부터 비투비 제품 가격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하폭은 평균 4%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설탕은 비투비 물량이 90% 이상이라 직접적인 소비자가 인하는 아니지만 향후 물가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당업계가 설탕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은 최근 원당 가격 하락과 정부의 강력한 요구 때문으로 보인다. 설탕 원재료인 원당 가격은 지난 2022년 6월 파운드당 18.8센트(약 260원)에서 지난해 11월 27.9센트(약 390원)까지 치솟았다가 점차 하락해 지난 19일 다시 18.9센트(262원)로 떨어졌다. 앞서 지난 25일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대한제당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당업계에 “국제 원당 가격 하락분이 국내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당 가격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원가 부담이 늘었고, 지난해 원당 가격이 높을 때 구매한 물량이 아직 소진되지 않아 가격 인하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정부의 물가안정 요구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가격 인하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설탕은 제과·제빵·음료 등에 두루 쓰이는 재료인 까닭에 향후 이들 업계에 대한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