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르신 돌보는 마을…서울 중랑구 ‘치매안심마을’ 가보니

허윤희 기자 2024. 6. 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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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신내동 유린원광종합사회복지관.

남미숙 중랑구치매안심센터 부센터장은 "기억 극장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은 치매에 대해 알게 되고 치매 환자들은 주민과 어울리며 지역사회의 일원임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자치구들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치매안심마을' 조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치매안심마을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가족이 공동체 일원으로 지역에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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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택씨가 서울 중랑구 신내동의 유린원광종합사회복지관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인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허윤희 기자

2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신내동 유린원광종합사회복지관. 권광택(61)씨가 지역 어르신 20여명과 ‘건강 박수’를 치고 있었다. 건강 박수는 권씨가 5년 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은 아버지와 함께 뇌 건강을 위해 아침마다 하는 손뼉치기 운동이다. 권씨는 “손뼉을 치면 두뇌를 자극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경쾌한 박수 소리를 들으면 기분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날 지역 어르신들과 알츠하이머 치매를 소재한 영화를 관람하는 ‘기억 극장’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기억 극장은 치매 환자 가족과 지역 주민이 영화를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초로기 치매(65살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를 앓는 김만배(63)씨와 채종수(60)씨는 영화를 보러 온 주민들에게 밤양갱, 팝콘 등 간식을 나눠주는 도우미로 나섰다. 남미숙 중랑구치매안심센터 부센터장은 “기억 극장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은 치매에 대해 알게 되고 치매 환자들은 주민과 어울리며 지역사회의 일원임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초로기 치매 환자인 김만배(맨 왼쪽)씨가 ‘기억 극장’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있다. 허윤희 기자

서울 자치구들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치매안심마을’ 조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치매안심마을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가족이 공동체 일원으로 지역에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치매 인식 개선 캠페인을 펼치고, 배회하는 치매 환자에 대한 생활안전망 조성을 위한 치매안심가맹점을 지정하고 각종 인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서울에는 중랑구, 관악구 등 25개 자치구에 100개 치매안심마을이 있다.

중앙치매센터의 통계를 보면, 2023년 기준 65살 이상 추정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수는 98만4601명이다. 65살 이상 노인 인구 946만2270명의 10.41%에 이른다. 노인 10명 중 1명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인 셈이다.

중랑구의 경우 중화2동, 신내1동 등 치매안심마을 5곳을 지정해 운영한다. 편의점, 카페 등 치매안심가맹점 17곳이 있고, 치매 어르신을 돕는 주민 활동가인 ‘기억 친구’(치매파트너) 1107명이 있다. 남 부센터장은 “치매 관련 교육을 받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기억 친구는 길을 잃었거나 주변을 배회하는 치매 환자를 발견했을 때 임시 보호하고, 112에 신고하는 역할을 한다”며 “기억 친구 같은 마을 돌봄 활동가가 많아질수록 치매 환자들이 시설이 아닌 지역에서 살아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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