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사업도 벅찬데”···'지라시 폭풍'에 휩쓸리는 대기업[biz-플러스]

허진 기자 2024. 6. 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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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지(지라시) 확산에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사업의 중요한 기로에 서있거나 경영 상 중요 판단을 앞둔 기업들에 지라시가 집중되면서 해당 기업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24일 웨이퍼 제작 과정에서 수십장의 불량이 나와 폐기한 적은 있지만, 이는 생산라인에서 흔히 있는 통상적인 수준"이라며 "(지라시는) 근거 없는 괴담"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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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웨이퍼 대량 결함설' 골치 앓아
앞서 'HBM 검증 실패설'에 주가 하락
리밸런싱 중인 SK 각종 루머에 시달려
현대도 회장 건강설에 주가 급등 해프닝
[서울경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지(지라시) 확산에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사업의 중요한 기로에 서있거나 경영 상 중요 판단을 앞둔 기업들에 지라시가 집중되면서 해당 기업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날 '파운드리 웨이퍼 대량 결함·폐기설'이 일파만파 퍼지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지라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반도체 웨이퍼 생산 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개장 전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개장 직후 8만원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24일 웨이퍼 제작 과정에서 수십장의 불량이 나와 폐기한 적은 있지만, 이는 생산라인에서 흔히 있는 통상적인 수준"이라며 "(지라시는) 근거 없는 괴담"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관련 오보로 곯머리를 앓았다.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이 문제가 돼 미국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하면서 당일 주가가 3%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적극 반박했으나 주가에 반영되지는 못했다. 이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초 대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HBM 인증 테스트 실패설을 직접 부인하며 "(테스트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뿐이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인 SK(034730)그룹도 지라시에 고통받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서든데스'(돌연사) 경고 이후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주도로 그룹 전반의 중복 사업 정리와 유동성 확보 등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안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와 지라시 등을 통해 확산되고 일부 언론에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열사간 합병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성원의 동요도 큰 상태다. 적자의 늪에 빠진 SK온을 살리기 위해 알짜 기업인 SK엔무브와 합병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알려지며 SK엔무브 직원들이 크게 반발했다. 최근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간 합병 추진설을 놓고도 SK E&S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SK E&S와의 합병 추진설이 보도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당일 주가가 장중 한때 2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SK 측은 "말 그대로 다양한 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고, 합병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를 비롯한 이해관계자 설득 등의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직 정해진 게 없는데 검토 중인 시나리오 일부가 알려지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중요한 카드 하나씩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퍼지면서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등 일부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다. 현대차그룹의 출자 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데 현대모비스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의 지분을 21.64%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상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장중 정 명예회장의 사망설이 유포되면서 주가 변동 폭이 커지자 이 같은 풍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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