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키즈’ 크바라츠헬리아의 감격···어린 시절 우상 만나 격려받고 골까지 “상상도 못한 일”
‘호날두 키즈’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상을 만나 격려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앞에서 골까지 넣었다. 팀은 유로 사상 첫 승에 16강까지 올랐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조지아의 에이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23)에겐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4위 조지아가 메이저대회 사상 첫 승과 함께 유로 2024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지아는 27일 독일 켈젠키르헨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유로 2024 F조 3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조지아는 이날 승리로 유로 2024 본선 첫 승과 함께 1승1무1패(승점 4점)를 기록해 조 3위 와일드카드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지아는 체코와의 F조 2차전에서 메이저대회 사상 첫 승점 획득에 성공한데 이어 포르투갈을 꺾는 이변과 함께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조지아는 7월1일 스페인과 16강전을 벌인다.
유로 2024 16강행을 조기 확정한 포르투갈은 조지아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한 끝에 패했다. 포르투갈은 2승1패(승점 6점)를 기록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게 됐다.
주전들이 대거 로테이션으로 빠진 가운데 앞선 2경기에서 골이 없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선발로 나섰으나 득점없이 후반 21분에 교체됐다. 호날두가 메이저 무대 조별리그에서 골을 터트리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바라츠헬리아가 경기시작 2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크바라츠헬리아는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침투해 왼발 슈팅으로 포르투갈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을 앞서며 마친 조지아는 후반 12분 미카우타제가 페널티킥 추가골을 기록했다.
조지아는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볼 점유율에서 32-68로 크게 뒤졌지만 결정력에서 앞서며 감격적인 승리를 거뒀다. 포르투갈은 23개의 슈팅을 쏟아냈지만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크바라츠헬리아가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김민재와 함께 2022-23시즌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 주역이었던 크바라츠헬리아는 “스쿠데토는 나에게 기억에 남는 순간이지만 오늘이 더 행복하다. 조국을 위해 뛴 것은 나를 자랑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다. 나의 꿈이었고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쁘다”고 전했다.
특히 호날두와의 만남은 특별한 순간이었다. 경기 전 호날두와 인사를 나눴던 크바라츠헬리아는 “호날두는 나의 성공을 기원했다. 호날두가 나에게 와서 말을 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호날두는 훌륭한 선수이자 훌륭한 사람이다. 호날두를 존경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 경기 전에 와서 말을 거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감격해했다.
크바라츠헬리아는 어렸을 때부터 호날두를 우상으로 생각하고 레알 마드리드 팬이었다. 경기 후 11년 전 사진이 온라인 상에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2013년에 호날두가 조지아에 처음으로 자신의 축구아카데미를 설립해 행사에 참석했는데 그 기념 사진에 크바라츠헬리아가 있었다.
어릴 때부터 우상이었던 그 슈퍼스타를 만나 덕담을 받았다. 그 앞에서 골까지 터뜨리고 승리했으니 크바라츠헬리아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빅매치였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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