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튬전지 불 붙여 진압훈련…1천리터 화재진압 수조도

김용희 기자 2024. 6.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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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고들이 모여 큰 사고가 납니다. 사소한 징후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됩니다."

26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월출동의 이차전지 제조업체 점검에 나선 김용국 광주시 안전자문단 전기분과 위원이 말했다.

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 사고를 계기로 광주시는 전날부터 광주소방안전본부, 영산강유역환경청 등과 함께 광주지역 배터리 취급 업체 28곳을 긴급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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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배터리 제조업체 합동점검
광주광역시 합동점검단이 26일 광주 광산구 평동산단에 있는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에서 화재 대비용 수조를 살펴보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작은 사고들이 모여 큰 사고가 납니다. 사소한 징후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됩니다.”

26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월출동의 이차전지 제조업체 점검에 나선 김용국 광주시 안전자문단 전기분과 위원이 말했다. 이 업체는 고속철, 지하철 등에 쓰이는 니켈 카드뮴 축전지를 제조하는 곳으로, 한국인 직원 30여명(생산직 8명)이 일하고 있다.

1620㎡(500평) 크기의 공장 내부에는 중국에서 위탁 생산한 축전지 극판이 조립 공정 투입을 위해 쌓여 있었다. 공장 관계자는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에 들어가기 때문에 리튬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니켈을 주원료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경기도 화성 사고 이전까지는 화재 대비보다는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해 공장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배전반, 충전시설 등을 둘러본 김 위원은 접지 불량을 지적했다. 충전시설 일부는 덮개가 떨어져 단자가 노출돼 있었다. 공장 바닥에는 긴급 대피용 유도선이 그려져 있었지만 대피로 중간에 적치물이 놓여 있어 사고가 날 경우 대형 사고의 위험이 있어 보였다. 공장 내부에는 화재감지기와 소화전, 이산화탄소 소화기가 있었으나 금속화재 진압용 소화기는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은 “공장 설비 전반을 불연성 소재로 바꾸는 등 재정비하고 불이 나면 초기 진압 가능 여부를 빨리 파악해 즉시 대피하도록 직원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기도 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 사고를 계기로 26일 광주광역시 합동점검단이 광주지역의 한 배터리 제조업체를 찾아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이날 오후 합동점검단은 광산구 평동산단에 있는 ㅅ 리튬 배터리 제조공장을 찾았다. 2021년 6월 준공한 이 공장은 외부 업체에서 리튬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전기차, 전기트럭용 연료전지로 조립하고 있다. 317명이 근무하는데 외국인 노동자는 없었다. 공장장 강아무개씨는 “일차전지를 100% 충전해 판매하는 화성 아리셀 공장과 달리 우리 공장은 이차전지를 생산하기 때문에 평소 30% 충전량만 유지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반기별 1회 소방서 합동훈련뿐 아니라 공장 자체적으로 화재를 대비해 월 1회 리튬 배터리 셀에 불을 붙여 직원들이 직접 진화해보는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공장 관계자들은 리튬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어떤 소화기를 써도 진화가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이산화탄소 소화기로 일시 진압한 뒤 방호포를 덮어 화재진압용 수조에 넣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했다. 실제 공장 내부에는 1000리터짜리 수조 2개가 설치돼 있었다.

유근종 광주시 사회재난과장은 “대비를 충분히 하고 있어도 대형 사고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찾아온다”며 “긴급상황 때 직원들이 즉시 대피할 수 있도록 평소에도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 사고를 계기로 광주시는 전날부터 광주소방안전본부, 영산강유역환경청 등과 함께 광주지역 배터리 취급 업체 28곳을 긴급 점검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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