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군부 쿠데타 시도…대통령 강력 대응에 3시간 만에 철군

박병수 기자 2024. 6.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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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에서 군부가 26일(현지시각) 무장 병력을 동원해 대통령궁 진입을 전격 시도했다가 3시간 만에 철군했다.

군 참모총장 수니가 장군은 대통령궁 앞에서 군 장병들과 탱크에 둘러싸인 채 "군은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 30, 40년 동안 몇몇 같은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가 아닌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겠다"며 쿠데타 시도임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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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수도 라파스의 대통령궁 앞에서 지지자와 언론매체에 둘러싸여 두 손을 불끈 쥐고 있다. AP 연합뉴스

볼리비아에서 군부가 26일(현지시각) 무장 병력을 동원해 대통령궁 진입을 전격 시도했다가 3시간 만에 철군했다. 볼리비아 경찰은 쿠데타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을 체포했다.

이날 오후 무장한 볼리비아군 장병들은 수도 라파스에서 탱크와 장갑차 등을 앞세우고 대통령궁과 국회 등 주요 행정기관이 모여있는 무리요 광장에 집결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군 병력은 곳곳에 배치돼 주변 시민들의 통행을 통제했고, 장갑차를 동원해 대통령궁의 철제문을 부수려고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현지 방송 매체들은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생중계했다.

군 참모총장 수니가 장군은 대통령궁 앞에서 군 장병들과 탱크에 둘러싸인 채 “군은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 30, 40년 동안 몇몇 같은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가 아닌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겠다”며 쿠데타 시도임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은 쿠데타 시도라며 단호히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통령궁 청사 안으로 들어온 수니가 장군을 만나 “군 통수권자로서 이런 불복종을 용납할 수 없으니 철군하라”고 명령했다. 이어 전국에 중계된 방송 영상에 정부 각료들과 함께 나타나 “우리는 단호히 쿠데타 시도에 맞서기 위해 여기 대통령궁에 있다”며 “우리는 다시 한 번 볼리비아 국민의 목숨을 앗아갈 쿠데타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밝혔다.

볼리비아 최대 노동조합은 군의 쿠데타 시도를 비난하며 쿠데타에 맞서 무기한 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대법원과 경찰, 시민사회단체 등도 잇따라 군의 쿠데타를 성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무리요 광장에는 시민들이 모여들어 군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아르세 대통령은 한 시간 뒤 육군과 해군, 공군의 최고위 지휘관을 교체하는 군 인사를 전격 발표했다. 그는 자신에 맞서 들고 일어난 군병력은 군복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존중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곧바로 새로 임명된 호세 윌슨 산체스 육군 참모총장은 “현재 동원된 모든 군병력은 부대로 복귀할 것을 명령한다”며 “아무도 우리가 거리에 나와 있는 걸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명령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궁 앞에 배치됐던 군병력은 부대로 철수하기 시작했다. 볼리비아 경찰은 수니가 장군을 체포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수니가 장군은 내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예고하고 있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이다. 그는 “우리는 군을 향한 (모랄레스의) 모욕적 언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거나 “군대는 모랄레스를 막기 위한 적법한 모든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모랄레스 쪽에서는 수니가 장군에 대한 고발을 준비 중이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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