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몰리는 지방 산단…“비결은 놀기 좋은 곳”

윤경재 2024. 6. 2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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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창원을 비롯한 대부분 지방 산업단지들은 청년의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청년들이 몰리는 지방의 산단들도 있는데요.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윤경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전파 공격을 막아내는 보호설비를 개발하는 실험실.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이 회사는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국가산단에 있습니다.

방산·우주항공 집적지인 경남이나 수도권이 아닌 대전 테크노밸리에 자리 잡은 이유는 '인력' 때문입니다.

연구소장이 35살, 기술 인력 80명 가운데 60%가 30대 이하입니다.

[황태호/덕산넵코어스 대표 : "구성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 특히 젊은 인재들이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중소기업 위주 산단에 청년들이 몰리는 이유는 배후 환경입니다.

대형 쇼핑몰과 상점가, 16개의 대단지 아파트, 골프장과 야구장, 축구장 등 체육시설과 강변 친수공간까지.

모두 걸어서 10분 거리 안에 있습니다.

화장품과 신약을 연구·개발하는 이 업체도 그래서 이곳에 자리 잡았습니다.

핵심인 연구 인력 50명 가운데 20~30대가 대부분입니다.

[이정규/스몰랩 대표 : "젊은이들이 많은 관심이 있는 곳이 바로 이 지역입니다. 대전에서 이제 자기가 생활을 하겠다고 하면 이 테크노밸리 안에서 근무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주거와 여가 생활에 모두 만족합니다.

[이원재/스몰랩 대리 : "새벽에 수영하러 다니기도 하고 회사 출근해서 5시 반에 퇴근하면 그 이후에 또 대학원을 다니거든요. 그 부분에서 접근성도 굉장히 가깝고, 정말 환경도 좋고…."]

일과 삶의 균형, 이른바 '워라밸'을 맞추기 좋은 곳이라는 겁니다.

젊은 인재들이 몰리는 지방의 국가산단,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라기보다 놀기도 좋은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최근 광주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리단길'입니다.

한국관광공사 추천 여행지로도 꼽힌 이곳은 광주 첨단 국가산단 곁에 있습니다.

산단 노동자들이 퇴근 뒤 도심을 찾는 것과 반대로, 다른 지역 청년과 노동자들이 번화가를 찾아 산단 쪽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전유리/라피네제이(화장품 기업) 과장 : "일하기도 쉽고 이제 살기도 쉽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 학교 유치원 이런 것들도 다 집약되어 있어서 내가 40대가 돼서 이제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더라도 살기 되게 편리할 것 같다…."]

1998년 만들어진 광주 첨단 국가산단의 입주 기업은 2천2백여 곳, 하지만 공장 용지는 1/5에 불과합니다.

지원 시설과 공공용지, 주거 시설과 공원녹지가 나머지 공간을 차지합니다.

[홍영기/한국산업단지공단 광주본부 혁신기획팀장 : "(상업·주거) 시설이 들어오고 그러면 청년들이 오고, 또 마찬가지로 그런 시설이 들어오고 이게 선순환으로 되는 것 같아요."]

대전과 광주의 두 산업단지는 '직장과 주거·여가를 함께 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앞세워, 청년들의 수도권 쏠림 속에서도 자생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부민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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