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복귀 유저 최고의 놀이터 리부트 월드"

문원빈 기자 2024. 6. 2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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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보상, 추억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 낮아진 과금 허들 3박자 인상적

클래식 게임의 묘미는 과거의 재미와 추억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게임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있다.

클래식 버전이 원작 못지않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글로벌 게임사들의 '클래식 게임' 관련 인식을 확 바꿨다. 한국의 경우 넥슨 개발 지원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 클래식 메이플스토리가 인기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21일 '리니지M'으로 보여줬던 과거의 재미를 상기시키기 위해 '에피소드 제로'와 함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리부트 월드 '말하는 섬'과 '윈다우드' 서버를 내놨다.

기자는 리니지 관련 특별한 추억이 있진 않다. 너무 어려서 정액제 요금을 낼 돈이 없었다. 한창 즐겼던 게임은 '바람의 나라'였다. 이마저도 각종 가이드북에 수록된 60시간 이용 쿠폰을 아껴 쓰거나 PC방에서 즐기는 수준이었다. 바람의 나라 이후에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 일반적인 게임 테크트리를 탔다.

게임 기자로서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되는 게임인지는 알아야 하니까 공부하기 위해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가 출시될 때마다 찍먹한 정도다.

그 역시 심도 있게 즐기진 못했다. 이유는 역시나 돈이다. 어렸을 땐 정액제 비용이 없었다면 성인이 된 현재는 캐릭터를 육성할 돈이 없다.

리니지에서는 랭킹에 따라 역할이 다르고 그로 인해 느낄 수 있는 재미도 완전히 다르다. 그 랭킹을 올리기 위해선 정말 많은 돈이 필요하다. 리니지를 즐기지 않은 게 아니라 못 즐겼다는 편이 정확한 표현이다.

그래서 내심 아쉬웠다. 하나의 가족처럼 끈끈한 관계로 이어지는 혈맹 시스템, 수많은 유저가 치열하게 다투는 공성전, 특별한 아이템을 획득했을 때의 쾌감과 보상, 상위권 유저들만 누릴 수 있다는 권력 등 리니지 세계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재미가 궁금했다.

그러던 중 리니지M 리부트 월드 소식을 접했다. 과거 리니지M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문구가 기자의 아쉬움을 충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들었다. 게다가 엔씨가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각종 보상을 제공한다니까 이 기회를 놓치긴 아쉬워 리니지M 리부트 월드가 출시되자마자 시작했다.

막상 시작하니까 걱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서버 대기열을 기다리면서 혹시 다른 유저들이 괴롭히면 어떻게 하지, 스펙이 안 좋아서 사냥을 할 수 없진 않을까 등 온갖 걱정이 들었다.

기우였다. 엔씨는 리니지M을 시작하자마자 각종 쿠폰과 성장 패스 그리고 출석 보상을 제공했다. 덕분에 성장 구간에서 눈에 띄는 허들 없이 캐릭터를 수월하게 성장시켰다. 

걱정했던 PK 상황도 52레벨까진 없었다. 의외였다. 채팅창에서는 과거의 추억이나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친절한 게임 문화가 넘처났다. 자동 사냥을 돌려놓고 채팅창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름 재밌었다. 일정 구간까지 무분별한 PK 상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장 과정에서 뽑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뽑기 연출은 최신 게임들과 비교하면 보잘것 없다. 하지만 일반과 희귀 등급 변신의 사냥 속도 차이가 엄청 크다는 사실을 체감하니까 뽑을 때마다 두 손 모아 기도했다.

그 결과 변신에선 실패했지만 마법인형에서는 영웅 등급 뽑기에 성공했다. 뭔가 리니지M에서 뽑는 첫 영웅 등급이라 그런지 절로 감탄이 나왔다.

출석 보상, 성장 패스, TJ 쿠폰으로 뽑기권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계산했다. 이래서 도파민의 노예가 되는가 무섭기도 했고 라이브 방송에서 이상민 리니지M 실장이 왜 종을 울릴 때마다 환호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리니지M 재미의 전환점이라고 불리는 50레벨은 메인 퀘스트만 진행해도 쉽게 달성할 수 있다. 50레벨을 달성하면 지급되는 '샤르나의 영웅 변신 반지'로 영웅 변신 효과를 누린다. 희귀에서 영웅 등급의 스펙 변화는 고급에서 희귀보다 훨씬 컸다. 덕분에 사냥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필드 보스는 약 6일 동안 플레이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경험이었다. '네크로맨서'가 메인 보스는 아니지만 초반에는 한두 번 공격만으로도 유저들을 사망으로 이끌 만큼 강력했다. 

이 때 어그로 대상자가 눈치껏 빙빙 돌면서 다른 유저들의 공격 기회를 벌어주고 나머지 인원들이 공격하는 방식으로 공략했다. 지금이야 다양한 MMORPG에서 복잡한 기믹을 수없이 경험했으니까 정말 단순한 전투이지만 레트로 감성이 물씬 느껴져서 나름 색다른 재미였다.

물론 아쉬운 점도 많다. 성장 허들을 각종 보상으로 대폭 낮추고 PK도 심하지 않은 것은 정말 큰 메리트다. 그러나 신규 유저에게는 리니지M 게임성이 가장 큰 허들이다.

신규 유저들은 영웅 등급 변신이 얼마나 좋은지, 각종 장비 제공이 얼마나 좋은지 알지 못한다. 보상으로 유입을 노리는 것보다 이 세계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가이드를 세밀하게 제공하는 편이 유용하다. 

UI나 가이드 직관성이 떨어져서 아이템 강화서는 어떻게 얻는지, 특별 던전에서는 무엇이 좋은지, 상점에서 아데나 상품들을 구매해도 되는지, 스킬은 어떻게 얻는지 모르고 떠나는 유저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상위권을 진입하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필요하다. 유일 등급이 없고 각종 성장 요소를 1단계만 제공한다 했으니까 시간이 흘러 나아질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메인 퀘스트 라인에서 벗어나 새로운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선 과금 없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300 뽑기도 전부 얻으려면 75레벨까지 육성해야 한다는 설정도 정말 아쉬웠다. 50레벨부터 경험치 허들이 급격하게 높아지니까 사실상 리니지M을 제대로 파고들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영역이다. 조금만 더 허들을 낮추거나 TJ 쿠폰처럼 출석 보상으로 다 줬으면 어땠을까.

정리하자면 리니지M 리부트 월드는 과거 리니지M을 경험했던 유저들이 복귀하면 정말 좋은 놀이터다.

이 실장은 리부트 월드 출시 전 라이브 방송에서 "리부트 월드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다. 리니지M을 잠시 쉬고 있는 유저들에게 스타팅 포인트를 제공하고 현재 꾸준하게 즐기고 있는 기존 유저들에게는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에피소드 제로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업데이트 출시 당시 미흡한 요소가 여럿 보였지만 하루 만에 개선 패치를 선보였다. 엔씨가 리부트 월드의 쾌적한 환경 조성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서비스 종료 관련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이다. 날이 갈수록 과금만 유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하는 경쟁 MMORPG 사례가 점점 누적되고 있다. 이는 막대한 돈을 투자한 유저들에게 좌절감을 안겼다.

해당 사례를 미뤄봤을 때 "경쟁 MMORPG를 즐기려면 차라리 대기업 게임 혹은 원조 게임을 하라"는 조언이 괜히 나왔다고 볼 수 없다. 그것이 엔씨와 리니지라는 브랜드가 가진 강점이다.

"유일 등급은 영원히 안 나올 것이다", "문양, 수호성 등 성장 요소는 초반 적응을 돕기 위해 1단계만 제공할 것이다" 등 이 실장의 약속은 앞으로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 약속이 지켜지는 한 리부트 월드는 과거의 추억과 리니지M 본연의 재미를 계속 제공할 것이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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