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갈린 국민연금 거래증권사 선정 결과"…대신·신한증권 탈락 이유는

우연수 기자 2024. 6.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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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당국 조치·영업 인력 안정성 등 감점 사유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국민연금의 하반기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가 발표되면서 증권사들 간 희비가 갈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주식 일반 거래 증권사에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골드만삭스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 6곳이 탈락했다.

반대로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LS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흥국증권 등 6개사는 설욕에 성공해 재선정됐다.

아직 선정 결과 통보만 있었을 뿐 결과표를 받아들지 못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또는 법인영업 부서들은 탈락 또는 재선정사를 두고 저마다의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국민연금의 일반 거래 증권사가 기존 36개사에서 26개사로 축소돼 경쟁이 더 치열해진 만큼 탈락했거나 등급이 내려갔다면 다음 기회를 도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 수탁액은 증권사별로 20~30%, 많게는 70%까지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져, 전체 수수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연기금, 기관, 법인들과 영업할 때도 국민연금 거래사란 타이틀이 평판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국민연금 거래 수탁은 리서치센터와 법인영업(홀세일)팀 모두가 사활을 거는 과제다.

이번에 탈락한 대신증권과 DB금융투자의 경우 법인영업 부서에서 국민연금을 담당하던 주요 직원이 바뀌거나 이탈한 사실이 있다. 국민연금의 일반 거래 증권사 평가 중에는 '법인영업인력 안정성' 5점짜리 항목이 있는데, 이는 기금 담당 해당 법인 영업 직원의 보직 변경에 대해 감점을 적용하는 사항이다.

금융당국의 제재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최근 6개월 간 감독 기관의 조치 사항을 받은 증권사에 대해 최대 5점 감점을 적용한다.

대신증권은 지난 4월 사모판드 불완전판매 사실 등으로 기관경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4월 불완전판매 사실 등으로 과태료 조치를, 6월엔 주식 앱 서버 장애 등으로 기관주의 및 과태료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감점 요인들은, 영업력이나 업무 역량이 비슷한 증권사들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큰 변수로 꼽혀왔다.

1등급을 받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6개월 간 제재 이력이 없다.

SK증권의 경우 특히 리서치 분야에서 감독당국 제재를 받은 것이 탈락에 크게 작용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사는 지난 19일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일반인에게 공표하기 전에 제3자에게 먼저 제공하고도 이를 공표하지 않은 사실로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받았다.

리서치 역량은 전체 정량평가 85점 중 35점을 차지해 비중이 가장 크다.

또 SK증권은 지난해 추가된 기준인 재무안정성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웠을 거란 시각이 우세하다. SK증권의 순자본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25%p 하락해 3월 말 255.1%를 기록했으며, 올해 신용평가사 3곳이 SK증권의 재무 건전성을 지적하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거래 증권사 선정 기준을 손 보면서 증권사의 순자본비율, 고정자산비율, 재무 레버리지, 자기자본, 조정유동비율 등을 보겠다며 10점 배점 항목을 새로 만들었다.

다만 금융당국 제재 조치를 받은 증권사는 사실상 거래풀에서 제외된다고 여겨졌던 이전과 달리, 이번엔 판세를 뒤흔든 걸로 보긴 어려웠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감독당국 제재가 잦았던 탓에 제재를 피해간 증권사가 보기 드문 점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기관경고를 받고도 다른 평가에서 만회해 1등급 차지했으며, 큰 변수가 없을 때 대체로 1등급을 놓치지 않았던 메리츠증권은 최근 조치 이력이 없음에도 2등급으로 떨어졌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점차 국민연금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다. 지난해 JP모건이 탈락한 데 이어 골드만삭스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도 명단에서 빠졌다.

이들은 국민연금 수탁 수수료 외에도 수익원이 다양해, 좁아진 국민연금 거래 증권사 문에 간절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운용액이 147조원에 달하지만, 국내주식 비중은 줄고 있는 추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탈락이나 선정의 이유를 아직 명확히 알긴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분석하고 반면교사 삼아 다음 상반기에 반드시 선정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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