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모인 한·미·일 산업장관, 러시아 제재·중국 견제 ‘한 뜻’

김상범 기자 2024. 6. 2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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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회복력 강화 협력이 최우선 과제”
안전한 AI 사용·IPEF 이행 지원 등 논의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사이토 켄 일본 경제산업상(왼쪽부터)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첫 회의를 하고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워싱턴 특파원단 제공

한국과 미국, 일본의 산업장관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 안보를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 대중국 수출통제와 자원무기화 우려에 대한 세 나라의 공감대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상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상무부에서 한·미·일 첫 산업장관 회의를 진행했다. 공급망 문제, 지역 경제 안보 등 통상 현안이 주요 의제였다.

이들은 회의를 마친 뒤 성명에서 “우리의 공동 목표는 3자 메커니즘을 활용해 핵심·신흥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고 3국의 경제 안보와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분야에서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첨단기술 수출통제 공조 강화, 첨단산업 기술 관련 공동 연구 및 혁신을 위한 민간 파트너십 증진, 국제 표준 개발 및 인공지능(AI)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노력 제고, 핵심 광물 협력 확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이행 지원 협력 등도 합의했다.

한·미·일 장관들이 국가명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성명 곳곳에서 중국에 대한 우려와 견제가 강하게 읽혔다. 이들은 “광범위한 비시장정책과 관행으로 인해 전략 품목의 잠재적인 공급망 취약성을 파악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이 시급하다”면서 “전략 품목의 특정 공급원에 대한 경제적 의존이 무기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희토류 및 핵심광물 수출 통제 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중 수출통제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들은 “핵심·신흥 기술의 책임있는 사용을 장려하는 한편, 이를 활용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인권을 침해하려는 자들의 기술발전을 거부하는 데 본질적 이해를 갖는다”며 “3국 관련 당국은 핵심·신흥 기술 통제 협력, 러시아 제재에 대한 조율,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아웃리치에 협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서 산업장관 회의 정례화를 합의한 데 따라 개최됐다.

안덕근 장관은 “한·미·일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 따라 3국 공조에 기반해 한층 호혜적이고 강건한 제도적 협력의 프레임을 쌓을 수 있다”며 “첨단 기술과 혁신에 있어서는 한국과 미국, 일본보다 더 나은 파트너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경제협력을 민간으로 확장하기 위해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와 미 상공회의소, 일본 게이단렌(經團連·경제단체연합회) 주도의 ‘한·미·일 재계회의’도 발족했다. 이들 3개 단체는 또 산업계의 실질적인 공조 토대 마련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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