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박빙판세 변수 TV토론 D-1…바이든·트럼프, 특훈·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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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좌). (AP=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판세를 좌우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TV 토론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두 후보는 정중동(靜中動) 속에 막바지 토론 준비에 매진했습니다.
이번 후보 토론은, 이전의 대선의 경우 각 당의 대선 후보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이후인 9월에나 첫 토론이 열렸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 정도 조기에 첫 맞대결이 진행되는 것이어서 본선 초반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과 맞물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초박빙 대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열리게 돼 이른바 '더블 헤이터'(Double hater·바이든·트럼프 둘 다 선호하지 않는 유권자)를 비롯해 대선 승패의 열쇠를 쥔 무당층을 공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합주 등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밤 워싱턴 DC 인근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이동한 뒤 이날까지 6일째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두문불출하며 토론 준비에 매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을 비롯해 최소 16명의 전·현직 참모들과 함께 캠프 데이비드의 영화관 및 비행기 격납고에 마련된 모의 토론 무대에서 '특훈'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참모들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골프카트를 타고 이동하면서 '스파링'에 참여하고 토론 전략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위한 '모의 트럼프' 역할은 2020년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밥 바우어가 맡고 있습니다.
바우어 변호사는 이를 위해 사업가, 대선 후보, 대통령으로서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수 시간 공부했으며 이를 통해 모의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특정 주제에 관해 쓰는 언어를 가능한 한 많이 사용한다고 과거 자신의 책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에서 경제·이민·낙태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강경 우파 정책과 함께 과거 트럼프 정부의 부진한 성과를 부각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을 앞두고 이달 5일 이른바 '남부 국경 빗장' 조치를 취했으며 그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조치 전과 비교해 불법 입국 시도 건수가 40%나 감소했다고 국토안보부가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유죄를 받은 중범죄자이자 취임 첫날 "하루는 독재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미국 민주주의의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이번 대선의 선택을 분명하게 유권자들에게 제시하겠다는 포석인 셈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 민주주의에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 "트럼프는 1·6 사태 때 반란자들에게 '죽기살기로 싸우라'고 말했으며 법 집행 인력을 공격하는 것을 방관했다"고 적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의 토론 등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전통적 방식의 TV 토론 준비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대신 선거 유세와 선거자금 모금 행사 등 일정을 소화하면서 그 사이에 정책 전문가와 보좌관 등과 만나 경제, 이민 등에 대한 정책을 '열공'하고 있다고 NBC 등이 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까지 수지 와일스 공동선대위원장 등 핵심 5인방과 함께 1시간 분량의 정책 세션을 6차례 정도 가졌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더불워크(The Bulwark)가 전했습니다.
앞서 그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 등에서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을 비롯한 공화당 인사들과 만나 미국 우선주의 정책, 국방, 외교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도 경제·통상 문제 등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선 캠프는 대외적으로 '토론 준비'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2020년 대선 때는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토론 준비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박하는 역할을 했으나 이번에는 이런 역할을 하는 인사가 없는 상태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밤 미국 매체 뉴스맥스에서 "나는 평생 이것을 준비해왔다"라면서 "알아야 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방에 1~2주 가둬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해 캠프데이비드에서 토론준비에 매진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꼬았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그(바이든 대통령)가 어떻게 (무대에서) 서 있을지를 연습한다고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유세에서도 캠프데이비드에 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공부하러 통나무집에 갔다"고 조롱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문제, 업무 능력 부족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경제, 통상, 이민 정책 등의 실패를 파고들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의 범죄로 희생당한 사람들의 유가족을 이번 토론이 열리는 애틀란타로 초청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습니다. 다만 토론 자체는 관중 없이 진행됩니다.
이번 토론에서는 정책 내용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퍼포먼스'도 관심 대상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는 연초 국정연설 때와 같은 활기차고 자신감 있는 태도로 고령 논란을 불식시켜야 하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사전 견제에 나선 상태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과거 토론 때와 같이 이성을 잃고 지나치고 공격적으로 나설지가 관심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절제된 정책 토론을 시도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자극하는 발언을 통해 '트럼프 본색'을 끌어낸다는 전략이라고 NBC가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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