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2.0]②2%부족했는데…데이터 경계 더 허문다
"더 많은 데이터 열여줄 필요성"…법개정 관문도
정부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성공적' 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예상보다 빠르게 안착하면서 금융서비스 이용자의 편의성, 금융서비스의 포용력 등이 한 층 더 개선됐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정부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질을 한 층 더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부의 표현을 빌리면 '마이데이터 2.0'이다.
업계에서는 그간의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2% 아쉽다"라는 평가가 있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마이데이터 2.0을 추진하면서 2%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2% 부족했던 마이데이터
마이데이터 서비스 도입이후 가장 각광받는 금융서비스 분야는 자산관리다. 전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자산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이를 기반으로 가입자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 마따나 '모든 자산'을 파악하는 것은 아니었다. 가입자의 자산이나 부채 등을 한번에 조회하는 것이 아닌 금융회사와 상품 등을 가입자가 하나하나 선택해야 조회가 가능했기 때문에 조회 대상에서 빠지는 자산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장기 미사용 계좌, 즉 숨어있는 자산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결제정보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양한 품목을 구매했을때 영수증 맨 위에 찍히는 품목을 제외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아 가입자의 소비 패턴을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중국집에서 자장면과 탕수육을 결제했다고 가정하면 '자장면 외 1개 항목 결제'로 나타나는 형태다.
비금융기업들 중 일부는 데이터 제공에는 동참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마이데이터 사업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근간을 금융업에 두고 있기 때문에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정책이 적용됐다. 이에 일부는 제한된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밖에 없었다. 경쟁 촉진을 통한 서비스의 질 향상이 제한됐다는 얘기다.
한 금융회사 마이데이터 담당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도입 이후 국내 금융산업이 초개인화 된 측면이 있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라며 "개선할 부분을 그간 금융당국과의 만남을 통해 계속해서 건의는 해온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 마이데이터 2.0 선언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한 층 더 끌어올리기로 했다. 초개인화 된 자산관리가 더욱 수월해질 수 있도록 한 번의 클릭으로 전 금융권의 자산을 연결해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여기에는 휴면예금, 휴면보험금 등과 같은 '잠들어 있는 자산'도 조회할 수 있도록 한다.
결제내역 분석을 더욱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데이터도 더욱 고도화 한다. 이를 바탕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데이터가 여러회사를 거쳐 오더라도 사용자의 최종 결제처, 세부 결제내역 등 세밀화 된 결제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금융서비스의 접근성을 끌어 올리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를 더욱 늘리기로 하면서다. 아울러 비용 문제로 공공데이터 활용을 주저하던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이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내놓는 방안으로 사업자들을 독려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경쟁 촉진을 위해 규제의 방향도 바꾸기로 했다. 현재는 법령상 허용된 서비스만 가능한 '포지티브' 방식인데, 이를 법령상 허용되지 않은 서비스만 제외하고 가능토록 하는 '네거티브'방식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금융회사는 비금융과 접목한 새로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비금융 회사 역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의미다.
이 외에도 각종 데이터 수집이 더 용이하도록 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되며 수집된 데이터를 더욱 깐깐하게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방안을 오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단 일부 방안의 경우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다소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높다.
한 은행 마이데이터 관계자는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마이데이터 방안이 가벼운 곳을 모두 긁어줬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이 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차원에서 제공되는 데이터, 특히 비금융데이터의 폭을 더 넓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마이데이터는 최근 주목받는 데이터산업, AI산업과도 모두 밀접해 있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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