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서 넘어야 할 산”…하정우가 느낀 ‘평생의 숙제’[MK★인터뷰]

손진아 MK스포츠 기자(jinaaa@mkculture.com) 2024. 6. 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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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하정우가 또 한 번 재난물로 돌아왔다. 영화 ‘하이재킹’으로 배우 성동일, 여진구와 호흡을 맞춘 하정우는 웃음기를 뺀 담백한 열연으로 실화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영화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작가적인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된 ‘하이재킹’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른 목적지를 가진 사람들의 치열한 모습을 가장 영화적으로 보여준다.

연쇄살인범부터 국가대표 선수, 앵커, 공안부장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로 늘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던 하정우는 ‘하이재킹’을 통해 1971년의 조종사로 변신했다.

배우 하정우가 영화 ‘하이재킹’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시나리오가 굉장히 재밌었다. 작품 고를 때마다 늘 하는 이야기인데 이야기 소재 자체도 실화라는 것도 놀라웠던 것 같다. 어떻게 이 친구가 무슨 목적으로 비행기를 납치했을까의 궁금함도 있었다. 촬영하면서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왜 이 친구가 비행기 납치를 많이 했을까. 사실 전체 시나리오에 상세하게 나와 있었다. 시나리오상에는 더 상세하게 묘사가 되고 소개가 됐다. 편집 과정에서 많이 축소가 된 것 같다. 인물의 전사가 훨씬 더 많았다. 개인적으로 걱정한 부분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니 해소가 됐다. 편집으로 잘 정리가 돼서 만족스러웠다.”

하정우는 그동안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연기를 여러 번 보여준 바 있다. 그가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의 잦은 출연에 이를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하이재킹’의 출연 이유는 ‘이야기의 힘’이었다.

배우 하정우가 영화 ‘하이재킹’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웠다. 그 다음에 중요한 건 누구와 같이 만드느냐인 것 같다. (배우에게 느낄 수 있는 기시감은) 배우로서 넘어야 할 산인 것 같다. 작품의 필모그래피가 쌓이다 보면 그 배우가 그전에 보여준 이미지라든지, 어떻게 하면 거기서 벗어나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는 어쩌면 평생 안고 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속 제가 넘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생각이 들고 새로운 걸 찾아내는 게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기시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과제이고 숙제다.”

홀로 고립된 장소에서 극한의 상황에 빠져 고생하는 캐릭터를 맡을 때마다 큰 사랑을 받아온 하정우는 ‘하이재킹’에선 공중에서 납치된 여객기의 부기장이 되어, 승객 모두의 무사 귀환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태인을 연기했다. 특유의 인간미와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절체절명의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선 인물의 심리를 한층 섬세하게 보여준다.

이번 작품 속 호연의 원천은 끊임없이 진행된 리허설 때문이다. 한정된, 폐쇄된 공간에서 수많은 배우들과 연기 앙상블을 이루어야 하는 작업을 하다 보니 리허설은 가장 중요한 작업이 됐다.

배우 하정우가 영화 ‘하이재킹’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같은 공간에서 촬영을 하고 전회차 출퇴근을 하면서 촬영을 했었기에 리허설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사람마다 바이오리듬이 다르곤 한데, 리허설을 통해서 오늘은 누가 뒤쳐져 있다 싶으면 다같이 그걸 끌어올려서 타이트하게 만들고 그런 식으로 매회 차 촬영이 진행됐다.”

“승객분들까지 6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한 번에 리허설을 했었다. 모두가 새벽부터 나오셔서 리허설 시간을 기다리게 되는데, 그분들이 다 준비하고 세팅하고 기다리는 분위기가 숭고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허투루 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승객 분들 중에는 연극 무대에 기라성 같은 분들도 많으셨다. 하루하루 리허설이 연기 시험 보는 느낌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어렸을 때 연극 무대를 처음 시작했는데 그때 연습실 와서 연습하는 마음으로 매일 출근해서 웃음기 빼고 리허설에 임했다.”

‘하이재킹’에는 하정우와 여진구의 만남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특히 하정우는 악역에 첫 도전한 여진구와의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극의 쫄깃한 긴장감을 더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배우 하정우가 영화 ‘하이재킹’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두 사람의 만남에는 하정우의 공이 컸다. 하정우의 철저한(?) 계획으로 여진구에게 시나리오를 전달하는데 성공했고, 캐스팅으로까지 이어졌던 것. 하정우는 당시를 회상하며 상황을 이야기했다.

“tvN ‘두발로 티켓팅’ 때 주지훈과 저, 둘이서 감독님을 만났을 때 나머지 두 자리를 누굴 캐스팅할까 회의를 한 적이 있다. 여진구가 대학교 후배이기도 하고 저를 롤모델로 꼽기도 해서 이걸 풀어내면 어떨까 해서 캐스팅을 하게 됐다.”

“당시 ‘하이재킹’ 용대 역을 누가 하느냐가 저의 최대 관심사였다. 그러다 여진구 이야기가 갑자기 나왔고, 감독님과 제작진에게 진구를 만날 때마다 ‘진구가 괜찮은 것 같다. 돌아이 같기도 하고 묵직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실 아가아가하고 아역 같은 느낌일 거라 생각했는데 덩치도 있고 힘도 좋고 불덩이 같은 느낌이더라. 이 정도면 비행기를 납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 시나리오를 주게 됐고, ‘두발로 티켓팅’ 촬영 후 한국에 돌아온지 얼마 안 돼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합류하게 됐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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