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협 감독 "내 삶 투영된 '핸섬가이즈', 딱 나같은 코미디 나왔다고"[인터뷰]①

김보영 2024. 6.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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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기본적인 설정은 원작에서 가져왔지만, 한국적인 느낌이 들게 개성을 붙이는 과정엔 제 삶이 많이 투영됐죠.”

영화 ‘핸섬가이즈’ 남동혁 감독이 B급 감성의 호러 코미디 장르를 입봉작으로 선보이게 된 계기, 이성민·이희준 등 배우들과 촬영 비화를 털어놨다.

남동협 감독은 영화 ‘핸섬가이즈’의 개봉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6일 개봉한 영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는 평화로운 전원 생활을 꿈꾸던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가 하필이면 귀신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핸섬가이즈’는 이성민, 이희준의 재회와 두 사람의 망가지는 코미디로 일찍이 입소문을 탔던 작품이다. 지난 2010년 개봉한 미국·캐나다 합작의 슬래셔 코미디 영화 ‘터커&데일Vs이블’(감독 엘리 크레이그)를 원작으로 판권을 사들여 한국적 색채와 개성으로 리메이크했다.

지난해 천만 영화에 등극한 ‘서울의 봄’의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신작이다. 특히 하이브미디어코프 작품인 ‘남산의 부장들’에서 선굵은 연기를 펼쳤던 이성민, 이희준이 이번에 대환장 케미를 자랑하는 영원한 콤비, 브로맨스 호흡으로 재회해 기대감이 높다. 국내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B급의 마이너 감성을 활용, 오컬트와 옛 코미디 영화들의 추억 요소들을 적절히 결합한 웰메이드 A급 코미디 수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외 쟁쟁한 신작들로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언론배급시사회 및 개봉 직후 평단과 매체, 실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며 입소문 열풍에 시동을 걸었다. 고자극 웃음으로 팬덤을 구축해 N차 관람, 나아가 지난해 개봉한 코미디 영화 ‘30일’ 이후 개싸라기 흥행 신드롬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동협 감독은 “영화가 개봉하길 기다려온 시간은 이 작품을 제가 먼저 포기하지 않기 위해 계속 노력했던 시간이었다”며 “수시로 편집본을 살펴보며 CG나 음악, 사운드, DI(색보정) 등 추가 작업할 부분들을 끊임없이 찾아내며 고민했다. 워낙 남다르고 색다른 영화라 저뿐만 아닌 스태프들도 애정이 많이 가져주셨다. 그런 의미에서 전 굉장히 복받은 감독”이라고 개봉 소감을 전했다.

‘핸섬가이즈’의 원작은 B급 고어 코미디 장르의 신기원을 열어 평단과 대중 모두를 사로잡았던 작품인 만큼 이를 리메이크한 ‘핸섬가이즈’를 향한 기대와 관심도 높았다. 국내에서 코미디는 상업적 흥행이 좀처럼 쉽지 않은 장르로 여겨져왔다. 남동협 감독은 원작이 있고, 심리적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코미디 장르를 입봉작으로 택한 계기를 묻자 “원작 자체가 매력있고 재미있는 작품인데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한 편”이라며 “다만 원작의 미국적 색채가 강해 리메이크를 결정하고부턴 한국의 상업영화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정서적으로 상충되는 부분들이 많았었다. 좀 더 한국 관객들에게 오락적,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다”고 떠올렸다. 이에 원작엔 없는 오컬트 호러 장르를 적절히 가미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작품이 탄생했다.

남 감독은 “기본적으로 코미디 영화를 하고 싶어했다. 기본적으로 로맨스, 호러, 액션 등에 구애받지 않고 코미디가 기반이 되는 작품들을 어릴 적부터 좋아했다”며 “각색 과정에서 오컬트를 가미하기로 한 뒤로는 코미디 못지 않게 호러와 스릴러 장르의 미덕도 충실히 표현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 코미디 외 호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도 실망끼치지 않게 신경을 써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각색 과정을 털어놨다.

원작이 갖고 있던 슬래셔적 색깔도 잃지 않으려 했다. 남 감독은 “영화를 본 뒤 관객들이 불편하거나 불쾌한 감정이 들기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사람들이 사고를 당하는 장면들 등은 나름 원래의 장르에 충실하고 싶었다”며 “불편하지 않은 톤과 원래 장르적 색깔 양쪽의 니즈를 충족하는 과정이었다. 관객들을 웃기되, 우스꽝스럽게 보이면 안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VIP 시사회에서 가까운 지인들이 작품을 많이 봐주셨다. 욕 같기도 하지만 가장 기분 좋았던 반응은 ‘딱 너같은 영화가 나왔다’는 피드백이었다. 주인공인 상구와 재필 자체가 나의 습관과 삶을 많이 함축한 캐릭터”라며 “나 역시 아직 40대 독거 노총각에, 주변에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감독을 했거나 여전히 준비 중인 형 동생들이 많이 있다. 힘들게 영화 감독의 꿈을 꾸며 서로 용기를 북돋고 위로했던 이들과의 관계에 기인한 지점들이 많이 녹아있다”고 고백했다.

관객들의 심리적 잣대가 유독 높아 흥행이 쉽지 않은 코미디를 연출하고 싶어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큰 웃음을 줄 수 있는 코미디만의 매력을 느꼈다. 그간 여러 코미디 영화들이 나왔지만, 특색있는 호러 느낌의 코미디는 오랜만에 나온 것 같다”며 “그만큼 제작이 확정되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배우들을 향한 고마움도 털어놨다. 남 감독은 “이성민, 이희준 배우는 평소 ‘핸섬가이즈’ 외에도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의 범위가 많으신 분들인데도 모험을 감수하신 건 코미디 영화에 대한 갈망도 있으셨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를 보시고도 하고 싶은 마음이 확 드셨다고 알고 있다. 그만큼 촬영 당시 저희끼리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걸 최대한 잘 만들어야 한다는 남다른 사명감들을 갖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웃어주셨던 상구의 대사 ‘학생 아직 살아있었군요!’의 톤도 희준 씨가 만들어주셨다. 이성민 선배와 이희준, 박지환, 이규형 배우 모두 본인들이 먼저 준비를 많이 해주셨다”며 “애정없인 참여가 힘든 작품인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

‘핸섬가이즈’는 지난 26일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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