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칼럼] 도토리떡 상자병, 상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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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이 산에 올라 아래 지형을 보니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곳으로 보여 이름을 천안(天安)이라 지었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지금은 명맥이 끊어져 가지만 유량동 도토리묵도 서울까지 올라가서 팔릴 만큼 유명한 특산물이었다고 한다.
전통음식을 연구하는 일은 잊힌 옛 음식을 발굴해 내고 그 맛을 재현하는 것이기에 천안 특산물 도토리를 활용하여 도토리떡을 천안의 명물로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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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이 산에 올라 아래 지형을 보니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곳으로 보여 이름을 천안(天安)이라 지었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천안에는 광덕 호두, 성환 배, 입장 포도, 병천 오이 등 여러 가지 유명한 특산물이 있다. 지금은 명맥이 끊어져 가지만 유량동 도토리묵도 서울까지 올라가서 팔릴 만큼 유명한 특산물이었다고 한다.
유량동은 후삼국시대에 백제를 토벌하고자 나선 왕건이 전투를 준비하면서 군량을 쌓아 두어서 불리던 유량골에서 지명이 유래됐으며, 태조산과 흑성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앞으로는 원성천이 흐르고 있다. 주변 산에는 옛날부터 상수리나무가 많아서 도토리를 사용하여 묵과 떡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도토리의 쓰고 떫은 맛은 물에 수차례 우려내서 제거를 해야 하는데 원성천의 맑고 깨끗한 물이 넉넉하여 충분히 우려낼 수 있었다. 유량동에 오래전부터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따르면 옛날에 도토리를 우려내는 계절이 되면 평소에는 맑던 원성천 물이 흑갈색으로 변했다고 한다.
도토리 가루를 사용하여 만드는 소을 조선시대 조리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지은 임원경제지에는 상자병방이 소개되어 있다. 보통 도토리를 생것으로 우려내서 가루를 만들어 사용하는데 상자병방에서는 도토리를 먼저 삶은 후 물에 우려내어 가루를 만들어 멥쌀가루에 섞어서 찌는 방법으로 소개가 된다. 필자는 직접 상자병을 만들어서 주변에 소개하고 있는데 쌀가루에 도토리가루를 섞고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 대신 꿀물을 넣어 찌니 맛이 일품이었다.
또한 1800년 후반 작자 미상인 시의전서에는 도토리가루를 찹쌀가루에 섞어서 팥고물로 켜를 만들어 찐 상실편이 소개되는데 도토리를 한 번 삶은 후 말려서 가루를 내어서 사용하라고 기록되어 있다.
옛날에는 도토리를 여러 가지 떡으로 다양하게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전통음식을 연구하는 일은 잊힌 옛 음식을 발굴해 내고 그 맛을 재현하는 것이기에 천안 특산물 도토리를 활용하여 도토리떡을 천안의 명물로 만들고자 한다. 박정숙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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