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그래도 소원은 통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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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로에는 '참회와 속죄의 성당'이라는 곳이 위치해 있다.
이 성당은 1990년경 김수환 추기경의 제안으로 시작돼 2007년부터 7년간의 공사를 거쳐 2013년 6월 25일에 완공한 곳이다.
이름 그대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참회와 속죄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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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로에는 '참회와 속죄의 성당'이라는 곳이 위치해 있다. 이 성당은 1990년경 김수환 추기경의 제안으로 시작돼 2007년부터 7년간의 공사를 거쳐 2013년 6월 25일에 완공한 곳이다. 이름 그대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참회와 속죄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남한과 북한이 육안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도시, 파주에 성당을 짓고 먼저 자기 자신의 죄를 고백하도록 촉구하는 것은 분명 종교적인 행위이다. 하지만 이념과 사상의 대립으로 한 핏줄 한 겨레이면서도 서로 싸웠던 잘못을 깨우치고, 분단의 깊은 상처를 낫게 하며, 서로 용서하는 화해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비단 종교인만이 아니라 마땅히 우리 후손들이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각국의 이익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국제정세는 힘의 균형을 이뤄 자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각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러시아와 북한의 동맹 강화, 한미일 상호방위체계 강화의 모습이 그것이다. 하지만 각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면, 모두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게 된다. 세상을 유지하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할 시대다. 사상과 이념의 갈등, 세대 갈등, 남녀 갈등이 사랑의 마음을 무뎌지게 할지라도 좌고우면 할 시간이 없다.
성경의 예수는 사상과 이념, 힘과 권력을 추구하는 세상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바치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예수는 자신에게 적대적인 이웃까지도 끝까지 사랑하는 의로운 죽음을 통해 삶의 본질은 언제나 하느님께 받은 사랑일 수밖에 없음을 드러냈다. 비록 행위의 결과가 무모해 보여도 이 새로운 길을 걸어가지 않으면, 결국 가장 약한 사람이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예수 시대나 한국전쟁 시대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사랑의 길은 화해와 일치를 위해 용서하는 길이며, 용서를 구하는 길이다.
오늘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지구시민이라는 의식을 갖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양보와 타협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기도한다. 특별히 이 나라와 세상의 평화를 위해 애쓰는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한다. 서민들을 위하는 보이지 않는 사랑의 노력이 결국 나라와 지구촌 모든 이들에게 향하고, 결국 그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다.
한 생을 마치기 전까지, 남북의 평화통일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소망이 이루어질까? 그 답은 바로 자신 안에 있다. 사랑을 추구하는 자신의 노력이 주변으로 퍼져, 통일의 씨앗이 될 것이다. 이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우리의 삶이 통일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되기를 소망한다. 오늘 이 시대의 갓난아이부터 위정자에 이르기까지 그 자체로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하늘의 꼴을 이미 충만하게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자. 다만 아직 아물지 않은 서로에 대한 아픔과 상처를 위해 기도하며, 작은 사랑의 실천을 통해 서로에 대한 마음의 장벽을 조금씩 허물어 가기를 기도한다. 김제동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원목실장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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