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비은행 강화' 완성하나…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추진

증권 이어 보험까지…비은행 포트폴리오 '마지막 퍼즐' 맞추나
매물 놓고 저울질?…"28일 롯데손보 본입찰도 검토 중인 단계"

(우리금융그룹 제공)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검토에 나선 것은 비(非)은행 강화 전략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은행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증권·보험업 진출을 모색해 왔다. 최근 한국포스증권 합병에 이어 동양·ABL생명 인수까지 성공한다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갖게 된다.

◇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을 함께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각 사가 지난 3월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다자보험이 지분 42.0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다자보험 계열사인 안방그룹이 지분 33.33%로 2대주주로 올라있다. ABL생명은 안방그룹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동양·ABL생명은 그간 꾸준히 잠재적 매물로 거론돼 왔다. 중국 다자보험이 국내 보험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다자보험은 지난해에도 ABL 생명 매각을 추진했지만, 흥행에 실패하자 동양생명과 묶어 패키지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에는 하나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의 인수합병을 위해 접촉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으나 양측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단락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전날 동양·ABL생명 인수 소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면서도 "인수 대상의 하나로서 M&A를 검토 중이다"고 인정했다. 우리금융은 인수를 위한 실사에 나설 예정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증권 이어 보험까지…'비은행 강화' 속도전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다. 과거 구조조정과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은 지난해 2조 5161억원의 순이익 중 2조 5159억원(99%)이 우리은행에서 발생하는 등 은행 의존도가 기형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임 회장은 높은 은행 비중에서 탈피하기 위해 취임 직후부터 증권사·보험사 M&A에 의지를 보여왔다. 최근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증권업에 진출하기로 하고 현재 감독당국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이번 보험업 진출까지 성공한다면 우리금융의 비은행 사업 분야 포트폴리오가 어느 정도 완성될 전망이다.

특히 동양생명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생명보험사 매물 중 '알짜'로 평가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295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올해 3월 말 기준 2조6912억원으로 집계됐다. ABL생명도 지난해 순이익 804억 원을 올린 흑자 회사다. 두 생명보험사의 자산을 합치면 50조 원에 육박해 단숨에 생명보험 업계 6위권에 오르게 된다.

◇ 28일 롯데손보 본입찰?…"실사 결과 토대로 결정"

다만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 검토를 밝힌 것을 두고 오는 28일 예정된 롯데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에서 가격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인 단계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공개 매각의 예비입찰에 참여하고 현재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단계로 실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의사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