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 키우느라 빠듯한데…신혼 아니라고 돈도 못빌리다니”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4. 6. 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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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둘 키우느라 생활이 빠듯한데 우리는 디딤돌대출 못받고 아이 없는 신혼부부는 가능하다는게 이해가 안되요. 이미 애 낳은 사람들은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인가요."

최저 1%대로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디딤돌 대출을 알아보던 김모씨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득 기준이 다자녀 가구(2자녀 이상)가 신혼부부보다 낮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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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대출 역차별 논란
연 1%대 저렴한 정책대출
신혼부부 소득기준 완화해
부부합산 연 8500만원까지
2자녀이상 가구는 7000만원
저리에 주택 자금을 빌려주는 디딤돌 대출과 버팀목 대출 소득 기준이 신혼부부보다 다자녀 가구가 낮아 논란이다. 이미 아이를 낳아 키우는 다자녀 가정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이미지를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제작했다. 챗GPT
“애 둘 키우느라 생활이 빠듯한데 우리는 디딤돌대출 못받고 아이 없는 신혼부부는 가능하다는게 이해가 안되요. 이미 애 낳은 사람들은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인가요.”

최저 1%대로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디딤돌 대출을 알아보던 김모씨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득 기준이 다자녀 가구(2자녀 이상)가 신혼부부보다 낮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했다. 같은 직장에 다니는 동료 신혼부부는 연소득 8000만원인데도 디딤돌대출을 받았는데, 정작 아이를 둘이나 키우고 있는 김씨는 소득제한에 걸려 디딤돌 대출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신혼부부를 지원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정말 저출산을 타개하려면 이미 아이를 낳고 키우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혜택을 줘야한다. 그런데 정부 정책을 보면 이미 아이 낳은 사람들은 ‘찬밥 신세’”라고 푸념했다.

정부 재원으로 저리에 주택 자금을 빌려주는 디딤돌 대출과 버팀목 대출 소득 기준이 신혼부부보다 다자녀 가구가 낮아 논란이다. 이미 아이를 낳고 키우는 다자녀 가정들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디딤돌대출은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무주택 서민에게 낮은 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버팀목 대출도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낮은 금리로 전세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최저 1%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서민 수요가 높다.

낮은 금리여서 아무나 대출해주지 않는다. 소득 제한이 있어 생애최초 가구, 2자녀 이상 가구는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신혼부부는 8500만원이다. 원래 신혼부부도 연소득 7000만원 이하였지만 지난해 10월 정부가 신혼부부 주거비 부담을 낮추려 소득 요건을 신혼부부만 완화했줬다.

버팀목대출도 신혼부부가 유리하다. 다자녀가구와 2자녀 가구는 연소득 6000만원 이하여야 가능하지만, 신혼부부는 7500만원이하면 된다.

디딤돌·버팀목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연 3~4%대)보다 1%포인트 이상 저렴하니 실수요자들은 정부 대출 상품을 선호한다. 4억원을 은행에서 대출할 때 금리 4%면 연이자 1600만원이지만, 2%대 디딤돌 대출 연 이자는 800만원으로 절반이나 돈을 아낄 수 있다.

자녀 육아와 교육 등 생활비 부담이 큰 다자녀 가구는 ‘역차별’이라고 반발한다. 서울에서 2자녀를 키우는 박모씨는 “두 아이를 키우려면 맞벌이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정부는 소득이 초과된다며 대출 혜택을 안준다”면서 “오히려 아이 있는 집은 외면하는 ‘저출산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정부가 신생아 가구에 청약 기회를 늘리는 정책을 발표한 점도 다자녀 가구 불만을 키우고 있다. 신생아 가구 대상 특별공급이나 우선공급을 늘리는 방침에, 이미 2~3자녀를 키우고 있는 가구들 사이에서는 “애를 일찍 낳은 죄”라는 자조섞인 푸념이 나온다. 서울에서 3자녀를 키우는 양모씨는 “요즘 저출산 정책은 아이 낳을 사람에게만 집중돼 있어 혜택을 못받는 가구들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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