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中 AI 칩 자존심’ 화웨이, 저조한 수율에 장비 부품 수급 문제까지 ‘첩첩산중’

최지희 기자 2024. 6. 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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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재에도 인공지능(AI) 칩을 내놔 중국의 저력을 보여줬던 화웨이가 AI 칩 생산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SMIC엔 반도체 제조 장비를 유지·관리할 엔지니어가 부족한데, 글로벌 장비업체들이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중국에 공급한 기계를 수리하는 데 몸을 사리고 있다"며 "SMIC는 7㎚ 생산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미 제재 이전에 확보한 장비와 부품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AI 칩 생산 용량을 늘리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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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AI 칩 생산 확대 난항
수율 20%대서 정체… 장비 고장 잦아
美 제재 확대로 고장난 부품 교체도 어려워
중국 광둥성에 있는 화웨이 매장 로고./AFP연합뉴스

미국의 제재에도 인공지능(AI) 칩을 내놔 중국의 저력을 보여줬던 화웨이가 AI 칩 생산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2세대 AI 칩인 ‘어센드 910B’는 중국 시장을 90% 이상 장악했던 엔비디아 AI 칩의 대체재로 떠오르며 현지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낮은 수율과 잦은 장비 고장으로 생산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AI 칩 A100의 대안으로 개발된 화웨이 어센드 910B의 생산 수율은 여전히 20%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SMIC에서 양산에 돌입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아직도 5개 칩 중 4개가 결함이 있다는 겁니다. 이마저도 미국의 수출 규제 강화로 장비 부품 수급이 막히면서 기존 목표 생산량에 한참 못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초 SMIC는 어센드 910B의 연간 생산량이 곧 50만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잇따른 장비 고장으로 생산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전했습니다.

화웨이와 SMIC는 고장난 반도체 장비 부품을 신속하게 교체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SMIC는 미 제재로 신규 장비 도입이 불가능해지자,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대신 성능이 낮은 심자외선(DUV) 장비를 개조해 AI 칩 7㎚(나노미터·10억분의 1m) 회로를 그려왔습니다.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에 따르면, EUV 장비를 사용하면 7㎚ 공정에서 9단계를 거치지만, DUV 장비에선 34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단계가 추가될수록 생산 비용은 높아지는데, 불량 칩은 늘어나고 부품 고장도 더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글로벌 장비업체에 중국 내 장비 수리 보수를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SMIC는 장비 부품 확보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SMIC엔 반도체 제조 장비를 유지·관리할 엔지니어가 부족한데, 글로벌 장비업체들이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중국에 공급한 기계를 수리하는 데 몸을 사리고 있다”며 “SMIC는 7㎚ 생산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미 제재 이전에 확보한 장비와 부품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AI 칩 생산 용량을 늘리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후속 AI 칩을 대량 생산하는 데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오는 9월 어센드 910B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910C를 출시하고, 내년에는 5㎚ 공정을 사용한 AI 칩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화웨이와 SMIC가 AI 칩 양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빅테크들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들 기업은 수입이 막힌 엔비디아 칩의 대안으로 어센드 910B 칩 구매를 늘려왔습니다. 중국 정부도 자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해 화웨이 AI 칩에 대한 공공 수요를 증대시켜 왔으나, 미 제재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자립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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