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셰플러, 매킬로이까지 투어프로 80%의 선택···“압도적 1위 비결은 믿음과 신뢰”
그립은 단순한 연결고리 아니라 고도의 장비
70년 이상 혁신적인 기술로 골퍼들에게 신뢰
한국의 스크린골프는 매력적인 유통 채널
셀프 교체 그립, 여성 특화 제품 내놓을 예정
재킷과 셔츠는 품에 꼭 맞았고, 머리는 흐트러짐 없이 단정하게 빗어 뒤로 넘겼다. 여기에 붉은 넥타이, 짙은 청바지, 그리고 밤색 구두를 매치했다. 최근 한국을 찾은 골프 그립 전문 기업 골프프라이드의 제임스 레드퍼드 대표는 격식을 챙기는 동시에 캐주얼한 멋을 낸 차림새였다. 기본을 철저하게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골프프라이드의 사업적 마인드가 수장의 옷차림에서도 읽혔다.
스타벅스와 캘러웨이를 거쳐 2012년부터 골프프라이드에 합류한 레드퍼드 대표는 “한국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고 다양한 변화가 극적으로 일어나는 곳”이라며 “그에 맞춰 우리는 여러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이를 검토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최근 한국의 골프 그립 시장은 소리 없이 요동치고 있는 중이다. 2022년에는 국내 거리측정기 브랜드인 보이스캐디가 퍼터 그립 전문회사인 슈퍼스트로크 인수에 참여했고, 올해는 PXG를 수입해 판매하는 카네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램킨 그립을 론칭했다. 그만큼 한국 그립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레드퍼드 대표는 경쟁에 대한 자신감과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넘쳤다. “골프프라이드는 기술 혁신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가진 그립을 생산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골프 브랜드와 달리 우리는 계약 선수가 없는데도 투어 프로의 80% 이상이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죠.”
그가 말한 80% 이상의 선수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도 포함돼 있다.
1949년 설립된 골프프라이드는 탄생부터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골프 그립은 이전까지는 가죽으로 만들어졌지만 골프프라이드는 밀착감이 뛰어나고 가벼운 고무를 그립 소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1953년에는 샤프트에 직접 끼워 넣을 수 있는 ‘슬립 온’ 그립을 출시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골프프라이드는 주요 골프 브랜드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그립을 제공하는데, 투어 벨벳은 쫄깃하게 감기는 특유의 느낌과 편안함 덕분에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그립이 됐다. 실 그립과 고무 그립의 장점을 결합한 MCC 그립, 정렬을 도와주는 얼라인 기술 등도 골프프라이드의 기술력을 대표한다.
골프프라이드는 올해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리버스 테이퍼’ 퍼터 그립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보통 그립과 달리 리버스 테이퍼 그립은 아래(헤드 쪽)로 갈수록 더 굵어지는 형태로 손의 안정감을 높여주고 긴장감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폴리우레탄 소재여서 보다 부드러운 질감과 적절한 무게감을 제공한다.
레드퍼드 대표는 “그립은 단순히 클럽과 골퍼의 연결고리가 아니라 고도의 기능을 가진 장비로서 골퍼에게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신발을 생각해 보세요. 편안한 신발이 안정된 걸음걸이를 유도하듯 자신에게 맞는 그립이 안정된 샷 감각을 유지시켜주지요. 골프프라이드는 이러한 안정감과 신뢰를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골프프라이드 본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에 있다. 파인허스트는 작은 도시지만 ‘아메리카 골프의 홈’으로 불리는 곳으로 올해 US 오픈이 파인허스트 2번 코스에서 열렸다. 레드퍼드 대표도 파인허스트에서 나고 자랐다. 파인허스트 8번 코스 옆에는 골프프라이드의 각종 연구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GIC)가 있다.
레드퍼드 대표에게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낡은 그립과 새 그립에 대한 테스트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새 그립을 사용한 골퍼들은 안정감이 높아진 덕분에 헤드 스피드가 증가하고, 임팩트도 정확하게 해 비거리가 증가한 데 비해 낡은 그립을 사용하는 골퍼들은 스윙을 할 때 손에 힘이 들어가 미스 샷 발생 확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절한 그립 교체는 어떻게 될까. 통상 1년에 한 번 또는 40회 라운드 후가 적절한데, 그립이 미끄럽다고 느껴진다면 즉시 바꿔야 한다는 게 레드퍼드 대표의 설명이다. 미국에선 일반 골퍼의 25%가 직접 그립을 교체하지만 한국에서 그 비율은 거의 제로(0)에 가깝다. 피팅 숍을 이용하면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그립 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골프프라이드는 비용을 낮추고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일반 골퍼들도 손쉽게 갈아 끼울 수 있는 이른바 ‘셀프 교체’ 그립을 개발할 계획이다.
레드퍼드 대표는 한국의 스크린골프와 여성 골프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방한의 주요 목적도 이 두 부문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미국에서는 그립 판매가 대부분 골프장의 프로 숍에서 이뤄지는데 한국에선 일반 골프 매장이나 피팅 숍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특히 한국은 스크린골프가 활성화돼 있는데 그곳에서의 판매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어요. 여성 골프 시장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도 한국의 특징이에요. 한국 여성에 맞는 다양한 사이즈의 그립이나 컬러 연구에 더욱 투자를 할 예정입니다.”
인터뷰를 마친 레드퍼드 대표는 근처의 스크린골프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골프프라이드 테마 룸 4곳을 둘러본 뒤 라운드까지 즐겼다. 싱글 핸디캡 실력의 레드퍼드 대표가 스크린골프를 경험한 건 처음이었다.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레드퍼드 대표는 “스크린골프는 날씨나 이동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 때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고 했다. 골프프라이드는 그런 스크린골프를 새로운 유통 채널로 키워볼 계획이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 사진=한예린 undefined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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