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탄소중립, 기회는 언제나 현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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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위드 유(Steel with you)' 충남 천안에서 약 30년간 고부가 특수강 밸브 부품을 제조해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A사의 슬로건이다.
올해 초 A사 현장에 주요 고객사인 핀란드 다국적기업 B사가 방문했다.
A사의 사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적인 움직임이 국내 중소기업 현장에 불러온 파급효과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현장의 중소기업들이 CBAM 대응과 탄소 중립 실천을 통해 기회를 잡도록 정부가 힘껏 밀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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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탄소세에 부담 커진 수출 중기
자금보단 배출량 컨설팅 등 절실
인센티브·맞춤형 대응 지원 나서야
‘스틸 위드 유(Steel with you)’ 충남 천안에서 약 30년간 고부가 특수강 밸브 부품을 제조해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A사의 슬로건이다. 올해 초 A사 현장에 주요 고객사인 핀란드 다국적기업 B사가 방문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이행 점검 때문이었다. 자칫 주요 거래처가 끊길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지만 A사는 보란 듯이 탄소 배출량 측정에 성공했다. 스마트 공정 도입,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탄소 저감 신기술 인증 취득 등 그간의 투자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날 A사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할 경우 수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피드백도 받았다. A사의 사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적인 움직임이 국내 중소기업 현장에 불러온 파급효과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탄소 감축 노력이 본격화됨에 따라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0월 탄소세라고 불리는 CBAM을 공식 발효했다. 철강 등 탄소 배출이 많은 6대 품목을 EU로 수출하는 기업은 제품에 내재된 탄소 배출량을 측정·보고해야 하고 2026년부터는 배출량에 상응하는 탄소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비록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고탄소 배출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데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 CBAM은 당장 부담인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가치 사슬에 얽혀 있는 중소기업에는 사활이 걸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EU 내 고객사들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30%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과태료, 거래 중단 등 페널티가 명확한 상황이다.
올 4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는 중소기업의 CBAM 대응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원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응답 기업 235개사 중 CBAM에 대비가 돼 있는 곳은 단 9개사에 불과했다. 예상보다 더 우려스러운 결과였다. 하지만 개선의 여지는 있었다.
CBAM 대응을 준비 중인 중소기업들에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살펴보니 결과는 의외였다. 자금 지원보다는 탄소 배출량 산정 컨설팅, 실무 교육 등 실질적 정책 지원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선제적으로 준비하면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봤다.
기회는 언제나 현장에 있다. 현장의 중소기업들이 CBAM 대응과 탄소 중립 실천을 통해 기회를 잡도록 정부가 힘껏 밀어줘야 한다. 이를 위한 두 가지 역할을 제시해본다.
첫째, 맞춤형 패키지 지원이다. 우선 컨설팅을 통해 기업별 CBAM 대응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탄소 배출량 산정과 검증부터 탄소 저감 시설 도입, 바우처, 교육 등 실효성 있는 연계 사업들을 짜임새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둘째, 탄소 중립 인센티브 제도를 확충하고 사업 전환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우선 탄소 저감 기술·설비에 투자하거나 탄소 감축 성과를 창출한 기업에 금리 우대와 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해 탄소 중립 유인을 강화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탄소 집약적 산업에서 저탄소·친환경 분야로 사업 전환을 지원해 지속 가능한 미래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
이제 탄소 중립은 산업과 국가의 흥망성쇠를 넘어 우리 미래 세대의 생존 문제다.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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