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관리’ PF·미분양 통계, 정부 불신 부른다

박종오 기자 2024. 6. 2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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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피에프) 부실이 정책 금융기관 보증을 통해 국민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지 않지만, 정작 제대로 된 현황 파악을 위한 통계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게 국내 금융권의 부동산 피에프 대출 현황이다.

금융 안정성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피에프 대출의 정확한 현황과 증감 추이조차 정부 입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셈이다.

피에프 등 부동산 사업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인 미분양 통계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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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사업장 평가 대상 136조→230조
토지담보·저축은행 대출 다시 현황 제외
미분양 통계, 주택 사업자에 물어 작성돼
사업자들 숫자 축소하면 검증 방법 없어
대구 달서구에 있는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 전경. 김규현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피에프) 부실이 정책 금융기관 보증을 통해 국민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지 않지만, 정작 제대로 된 현황 파악을 위한 통계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줄곧 “피에프 부실 위험이 작다”고 강조해 왔으나, 부실한 통계로 정책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게 국내 금융권의 부동산 피에프 대출 현황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 5월 ‘피에프 연착륙 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피에프 사업장 옥석 가리기를 위한 평가 대상 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약 230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금융권의 전체 부동산 피에프 대출이 약 136조원이라고 했으나, 100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피에프 대출과 사실상 본질이 동일한 저축은행·캐피탈 등 토지담보대출과 새마을금고 공동 대출, 채무 보증 약정 등을 새로 포함한 까닭이다.

그러나 정부는 대책 발표 후 수차례 실시한 피에프 관련 점검 회의에선 다시 토지담보대출, 새마을금고 대출 등을 피에프 대출 현황에서 제외시켰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담당이고, 토지담보대출의 경우 내부적으로 피에프 대출이 아닌 ‘피에프성’ 일반 대출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 안정성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피에프 대출의 정확한 현황과 증감 추이조차 정부 입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셈이다.

피에프 등 부동산 사업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인 미분양 통계 역시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 수는 총 7만1997가구로 한 달 전에 견줘 10.8% 늘어났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 대비 6.3% 증가한 1만2968가구로 집계됐다.

하지만 현재 미분양 주택 통계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 주택 사업자에게 문의해 수치를 취합하고 정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성되고 있다. 미분양 발생 사실이 알려지지 않기를 원하는 사업자들이 숫자를 축소해도 검증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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